2026 북중미 월드컵에 출전한 이란 축구 대표팀의 자필 메모가 묵직한 울림을 주고 있다. 전쟁 상대국인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조별리그 2경기를 치른 뒤 '평화·존중·우정'을 기원하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란축구협회는 23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야후 스포츠에 게재된 기사를 소개하며 "이란 대표팀이 벨기에와 무승부를 거둔 뒤 미나브 학교 공습 사건에 대한 감동적인 메모를 라커룸에 남겼다"고 전했다.
'미나브 학교 공습'은 지난 2월 28일 이란 미나브 지역의 한 여자 초등학교가 미군의 공습을 받아 어린이와 교사 등 최소 168명이 숨진 사건을 말한다.
이란 대표팀은 지난 2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벨기에와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G조 2차전 일정을 마치고 3차전이 예정된 시애틀로 이동하기에 앞서 라커룸에 자필 편지를 남겼다.
이란은 이번 월드컵을 치르기 전부터 미국 비자 발급 문제로 곤욕을 치렀고, 베이스캠프마저 미국에서 멕시코로 옮기는 악재를 겪었다. 여기에 베이스캠프가 있는 멕시코 티후아나에서 훈련하다가 경기 전날에야 미국에 입국한 뒤 곧바로 출국하는 버거운 일정 속에도 2경기 연속 무승부의 성과를 냈다.
이란 대표팀은 메모 중간에 미국의 폭격으로 숨진 어린이들을 추모하는 '#168(숨진 어린이·교사) #미나브'를 적었다. 또 "우리는 자랑스럽게 LA에 왔고, 명예롭게 경쟁한 뒤 존엄을 지키며 떠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LA가 보내준 환대와 180분 동안 우리를 위해 마음과 목소리, 영혼을 바쳐 응원해준 이란인에게 감사한다. 모든 국가에 평화와 존중, 그리고 우정이 함께 하길 바란다"고 글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