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선 의식했나…김정은, 잇단 핵무력 강조

김정은 "핵무력 강화가 가장 정확하고 유일한 길"
韓 핵잠 도입 추진도 비판…"가장 적대적 국가"
북미대화 가능성에 북중러 반미연대 적대노선 고수
"비핵화 협상 여지 봉쇄…핵 지렛대 삼겠다는 의지"

북한이 지난 22일 당 중앙위원회 제9기 제3차 정치국회의를 소집해 부문별 협의회에서 제기된 의견과 예산심의조의 사업보고를 검토하고 전원회의 결정서 초안을 최종 확정했다고 조선중앙TV가 23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무력을 강조하며 한국에 대해서는 적대적 기조를 재확인했다. 중동전쟁에서 출구를 향해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다음 관심이 북한이 될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진영대결을 앞세운 적대노선을 분명히 하며 몸값을 높이는 취지로 보인다.
 

부쩍 잦아진 北 핵무력 강조

23일 북한 노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20일부터 사흘 동안 진행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9기 2차 전원회의 결론에서 "핵무력의 끊임없는 확대·강화와 핵보유국 지위의 철저한 행사만이 가장 정확하고 유일한 길"이라고 선언했다.
 
특히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도입을 겨냥해서는 "올해에 들어서도 미국과 한국은 지역 내 무력 증강 및 현대화 책동을 날로 노골화하면서 한국의 핵잠수함 보유까지 추진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국을 가장 적대적 국가로 공인한 우리 당의 대적 투쟁 원칙을 철저히 견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최근 핵무력과 관련해 국제사회에 내놓는 메시지의 빈도는 부쩍 잦아지고 있다.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은 G7정상회의에서 북한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하는 공동성명이 채택된 직후인 지난 18일 담화를 내고 "핵보유는 반드시 보유해야 할 우리의 핵심이익이며 비핵화는 절대로 넘어설 수 없는 불퇴의 선"이라고 반발했다.
 
지난 13일 북러 군사협력 규탄과 북한 핵보유국 불인정 입장을 담은 한-EU 공동성명에 대해서는 "한국의 집권자가 거추장스럽게 쓰고 있던 평화의 가면을 벗어던졌다"고 비난했다. 다음날에도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에 대해 "핵무장 해제를 운운하는 것이야말로 어불성설이며 공허한 망상"이라고 주장했다.
 

대화 기대 일축하며 비핵화 논의 차단

당 제9기 3차 정치국회의 주재하는 김정은. 연합뉴스

북한의 연이은 핵무력 강조와 비핵화에 대한 강한 반발은 북미대화 가능성과 맞물려 '적대노선'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향후 대화가 진행되더라도 비핵화 의제를 논하지 않는다는 선포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자신의 SNS에 과거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대화 이후 김 위원장과 나란히 걷는 사진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문제를 매듭지은 후 북한문제에 시선이 가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전쟁으로 국내외 비판에 직면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 이전 북미대화라는 외교적 성과를 필요로 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주 프랑스에서 G7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찬을 하며 "한반도 긴장 완화와 지속 가능한 평화 정착을 위해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다만 북한은 북중러 중심의 반미 진영구도를 공고히하며 강대강 대치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한국을 '가장 적대적 국가'로 재확인며 북미대화의 판에 한국을 배제하려는 시도를 노골화하고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미의 (안보협력) 동향에 맞춰 지신의 핵무력 강화 노선을 정당화하고 상응한 억제력 제고를 예고하는 논리"라며 "비핵화 협상 여지를 사실상 봉쇄하고 핵을 상시적 외교 전략 지렛대로 삼겠다는 의지"라고 분석했다.
 
북한대학원대 양무진 석좌교수도 "이란 종전 이후 북한 핵문제가 다뤄질 가능성에 대한 사전 차단 의도이자 북미협상 전개시 비핵화는 절대 불가하며 핵군축 협상으로의 프레임 전환"이라며 "당분간 중러와의 동맹 강화로 대화국면 전환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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