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국무총리가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입장을 밝히며 여권 지지층을 향한 선명성 경쟁에 가세했다. 차기 당권 경쟁에서 불리한 구도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행보라는 해석도 나왔다. 발표 전 김 총리와 청와대 간 사전 교감이 있었는지도 관심이 쏠린다.
후퇴 책임론 차단 나선 김민석
김 총리는 지난 22일 기자간담회에서 "검찰개혁추진단에 기본적으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원칙으로 하는 게 좋겠다는 입장을 여러 번 전달했다"고 밝혔다.이런 발언은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의 '개혁 선명성' 경쟁을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검찰개혁은 민주당 지지층에서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현안이다. 정 대표가 이 문제에서 주도권을 잡은 반면 김 총리는 한때 당내 강경파의 비판을 받았다.
지난 2월 입법예고된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법 정부안을 놓고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이 후퇴한 개혁안을 내놨다는 비판이 지지층 내부에서 쏟아졌다. 김 총리를 향한 책임론도 거세졌다.
당시 검찰개혁 이슈를 주도한 정 대표는 당원 지지를 끌어올렸다. 민주당 전당대회가 약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 김 총리가 후퇴론을 차단하고 정 대표 견제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폐지 원칙 같지만 해법엔 온도차
다만 검찰개혁을 바라보는 두 사람의 온도차는 남아 있다. 정 대표는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에 힘을 싣고 있지만, 김 총리는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한 최소한의 보완책을 두고 당과 국회가 숙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권에서는 김 총리가 이 대통령과 보조를 맞추며 차기 당권 경쟁에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 친명계 의원은 "대통령과 총리는 검찰개혁에 있어 원팀이었다"며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기본 원칙으로 두되 보완책을 국회 차원에서 논의하라는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후속 검찰개혁 논의에서는 보완수사요구권을 놓고 당내 진통이 예상된다. 강경파는 검찰이 보완수사요구권을 악용할 우려가 크다며 예외 없는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최민희 의원은 페이스북에 "정청래 대표는 물론 김민석 총리도 동의한다니 전당대회 전 7월 내로 (검찰 보완수사권을) 폐지하자"며 "폐지냐 아니냐지 예외를 두지 말자. 복잡하게 하지 말자"고 적었다.
반면 노종면 의원은 페이스북에 "유력 당권 주자들의 입장이 같은 건 맞냐. 폐지와 전면 폐지 사이에 차이가 없는 거 맞냐"며 조건부 보완수사권을 제안했다.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사건에 한해 검찰의 보완수사를 인정하자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