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곳곳에 조류 경보 '경계' 단계가 발령되면서 환경단체들이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대처를 촉구하고 있다. 기후위기로 녹조 발생 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보 개방을 넘어 근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낙동강 물금·매리 지점 등 곳곳서 조류경보 '경계' 발령
24일 물환경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무더위로 유해 남조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지난 15일 낙동강 강정·고령 지점에 이어 22일 칠서, 물금·매리 지점 등에서 조류경보가 '경계' 단계로 상향됐다.경계 단계는 유해 남조류 세포 수가 1만 개를 넘겼을 때 발령된다. 지난 19일부터 내린 비에도 경계 단계는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이에 부산시는 취수구 조류 차단막을 설치하고 살수시설을 가동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시는 또 양산시와 함께 수심별 선택 취수가 가능한 취수탑 건설도 추진할 계획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최근 쏟아진 많은 비로 육안으로 보이는 녹조 표층은 줄었지만 여전히 유해 남조류 세포 수는 1만 개를 넘어서고 있는 상황"이라며 "조류 차단막 설치와 고도정수처리 강화 등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15년째 반복되고 발생 더 빨라져…환경단체 "대책 마련 시급"
실제로 낙동강은 지난 2012년부터 매년 여름철 녹조 발생이 반복되고 있다. 녹조 발생은 높은 수온과 환경오염으로 인한 과도한 영양염류 유입, 느린 유속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올해도 낙동강 곳곳에서 녹조가 발생하면서 환경단체들은 시급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올해 녹조 발생 속도가 식수 중단 위기까지 갔던 2022년 녹조 사태 때와 비슷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낙동강네트워크와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2일 서울 청와대 분수광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중순 정부가 발표한 녹조계절관리제가 오염원 관리와 수문 개방 등을 담고 있음에도 실제 현장에서는 지난달 11일부터 한 달 이상 조류경보가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17일 시민단체 조사 결과 낙동강 합천보 상류 2개 지점에서 공기 중 녹조독소를 조사한 결과 2개 지점 모두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며 "정부의 녹조계절관리제는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환경단체들은 녹조 발생의 직접적인 원인 가운데 하나로 낙동강 보로 인한 정체된 유속을 지목한다.
노현석 낙동강네트워크 공동집행위원장은 "고수온과 영양염류 증가도 원인이지만 당장 인위적으로 개선 가능한 부분은 강의 흐름이다. 실제로 수문을 개방하고 있는 금강에서는 녹조가 발생하고 있지 않다"며 "보에 막혀 느려진 유속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수문 개방이 필요하다. 또 취양수 시설을 개선해 인근 농가에서 강 수위가 낮아져도 물을 쓸 수 있게끔 개선하는 조치도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문 개방과 함께 강을 인공적으로 관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는 등 궁극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종원 환경운동연합 선임활동가는 "수문 개방은 당연히 취해야 하는 조치고 궁극적으로는 4대강 자연성 회복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하천 관리 방향 자체가 인공구조물을 통한 관리가 아닌 자연스러운 환경을 회복하고 조성하는 방식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 "기후위기로 점차 심해질 것…환경문제로 접근해야"
전문가 사이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해 녹조 발생 시기가 빨라지고 강도도 커지는 추세인 만큼 오염원 관리, 모니터링 체계 구축 등 단기적인 대응과 함께 근본 대책 추진이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이승준 경북대 응용생명과학부 교수는 "녹조 문제를 환경오염 문제로 접근해야 함에도 인근 레저·관광활동이나 농업용수 공급 문제, 정치적인 입장 차가 모두 섞여 쉽게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녹조는 결국 생활하수와 산업폐수, 질소·인 등 영양염류가 과도하게 유입되는 부영양화 현상에서 비롯되는 만큼 기후위기와 맞물려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염원을 줄이고 유속을 회복해 강의 자정능력을 되살리는 것이 핵심"이라며 "보다 정교한 모니터링 체계도 갖춰야 한다. 상·중·하층 시료를 혼합해 분석하는 현재 수질 측정 시스템을 개선하고 공기 중 녹조 독소나 농업용수 사용 기준 마련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