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동 개발비리 사건의 경찰 수사 무마를 청탁해주는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총경 출신 곽정기 변호사가 대법원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확정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24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곽 전 총경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 추징금 5천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곽 전 총경은 2022년 6~7월 백현동 개발사업 민간업자인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회장에게서 백현동 사건 경찰 수사와 관련한 수임료 7억원과 별도로, 공무원 교제·청탁 명목의 자금 5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1월 구속기소됐다.
현직 경찰관이던 박모 경감에게 사건 소개료 명목으로 400만원을 건넨 혐의도 받았다.
1심과 2심의 판단은 주요 혐의를 두고 엇갈렸다. 1심은 핵심 혐의인 수사 무마 청탁 대가 5천만원 수수에 대해 "합리적 확신이 들 정도로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하고, 박 경감에게 소개료를 건넨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벌금 1천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5천만원 수수 혐의도 유죄로 뒤집어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 추징금 5천만원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돈을 건넨 정 회장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정 회장의 주요한 진술 부분이 일관되고 구체적이며 진술 자체에서 모순되는 부분이 없다"며 "현금을 최초로 요구받은 장소를 혼동했을 뿐 공소사실의 핵심인 현금의 사용 용도, 금액이 매우 구체적이고 그 이후 세부 표현이 일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곽 전 총경의 행위는 수사기관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훼손하고 전관예우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사회 전반에 만연하게 해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대법원은 곽 전 총경과 박 경감이 모두 불복해 상고했으나,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이를 기각했다.
박 경감은 벌금 1천만원과 추징금 635만원을 확정받았다. 그는 부동산 중개법인 운영업자와 건설업체 대표에게서 수백만원 상당의 향응을 받은 혐의도 있었다.
곽 전 총경은 경찰청 특수수사과장과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장을 지낸 뒤 2019년 로펌으로 자리를 옮겼다. 경찰 재직 당시 클럽 버닝썬 사건을 수사한 인물이다.
한편 같은 백현동 수사 무마 청탁 명목으로 정 회장에게서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고검장 출신 임정혁 변호사는 지난 4월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