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9천선을 넘나들며 이른바 '9천피' 시대가 열렸지만, 청와대의 반응은 조심스럽다.
반도체 등 일부 종목 중심의 상승세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 또한 만만치 않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용범 "코스피, 세계 최고수준 수익률…체급 달라졌다"
청와대 김용범 정책실장은 24일 관훈토론회에서 "코스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불과 1년 전만 해도 저성장과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대한 비관론이 지배적이었는데, 이는 분명한 장면의 변화"라고 현황을 평가했다.
내란 극복과 적극적인 외교 활동을 통해 국가정상화를 이룸으로써 시장 불안요소를 완화시켰고, 반도체 호황 등 외부환경 또한 맞아 들어가면서 거시경제 지표에서는 물론 개별 기업들도 호성적을 거두면서 주가지수 또한 크게 높아졌다는 것이다.
김 실장은 "지난주에 대통령님을 모시고 유럽 순방을 다녀왔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였다"며 "이제 한국은 국제 질서의 순응하는 국가가 아니라, 국제 질서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협력국으로 인식되고 있었다"고 소회했다.
특히 "각국 정상들은 주요 국제 현안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경청했고, 우리 기업과의 협력을 희망했다"며 "대한민국의 체급이 달라졌음을 실감하는 순간들이었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성과가 크니"…이윤분배·청년세대 과제로 부각
다만 김 실장은 "그러나 성과가 커질수록 새로운 과제도 부각되고 있다"며 환율 상승, 부동산시장 불안, K자 성장 심화, 지방소멸과 함께 "'초과이윤과 분배', '부모보다 가난한 청년 세대'"를 해결해야 할 문제점으로 꼽았다.
초과이윤의 분배와 세대 간 격차는 모두 이번 호황으로 인해 발생한 상대적 박탈감과 연관돼 있는 현상이다.
모두 반도체 기업들인 이른바 특정 '대장주'를 중심으로 주가지수가 상승하면서 타종목 투자자들에게는 일종의 '남의 떡'이 된 탓이다.
투자 여력이 없는 계층에서도 상실감은 발생하고 있는데, 스스로 투자자본을 조달하기 어려운 청년세대 또한 이에 해당한다.
"내가 언제 그랬나" 조심스런 李…靑 "국민 전체 챙겨야"
이 같은 현상들을 의식, 이재명 대통령 본인도 관련 발언에 조심성을 더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순방성과 브리핑에서 "제가 조심스러워서 일부러 주가 얘기를 안 하고 있다"며 "그런데 '이재명 대통령 주가 9천 됐다고 자화자찬하지 마라' 이런 논평 내고 그러면 되겠느냐"고 야당을 비판했다.
특히 "언제 그랬나. 내가 얼마나 주가 문제에 조심하는지 아느냐"며 "제가 한 번도 그런 것 한 적이 없다. 내가 몇천 포인트 됐다고 막 자랑했느냐"고 수차례를 거듭해 주가 상승을 자랑한 일이 없다고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이 대통령과 청와대가 최근 청년세대와 관련한 메시지를 내고 있는 점은 2030세대의 우경화와 연관돼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 대통령은 23일 국무회의에서 "역대급의 성과급이나 코스피 지수도 나에게는 딴 세상 이야기라는 청년들의 소외감을 정부가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정책 전반에 걸쳐 청년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한 세심하고 꾸준한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특정 계층만이 아닌, 국민 전체를 고려해 정책을 펼쳐야 할 입장에서는 소외감을 느끼고 있는 국민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며 "주가지수가 예상보다 빠르고 높게 상승한 만큼 관련 행보 또한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