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초당적으로 추진된 '주택공급 촉진법'에 대한 서명식을 취소하면서, 자신이 오랫동안 지지해 온 '유권자 ID법'이 통과될 때까지 관련 법안에 대한 서명을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의회에서 열리는 법안 서명식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불과 몇시간 전까지만 해도 백악관은 해당 주택 법안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주택 가격 안정 정책의 핵심"이라며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법안 중 하나"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어깃장을 놓으면서 법안 발효가 불투명해졌다.
앞서 미 의회 상·하원은 전날 미국의 주택난을 해소하기 위해 대규모 주택 공급을 촉진하는 법안을 초당적으로 통과시킨 바 있다.
이 법안은 주택 건설을 촉진하기 위해 환경 영향 평가 등 규제를 완화하고, 지방정부에 주택 건설 심사를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또 350채 이상의 단독주택을 가진 기업이 추가로 주택을 사들이는 것을 막았다.
이같은 법안에 대한 초당적 합의는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주거비 부담 완화가 필요했던 공화·민주 양당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였다.
하지만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에 "양원에서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된 주택법안은 중요도가 낮다"며 "내가 국가적 비상사태로 간주하는, 절실히 필요한 '세이브 아메리카 법안'(SAVE America Act·세이브 법안)이 우선돼야한다"고 말했다.
일명 '유권자 ID법'으로 불리는 세이브 법안은 투표 시 유권자 신분증 및 시민권 증명 제시 의무, 군 복무·질병·장애·여행을 제외한 우편투표 금지 등을 골자로 한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우편투표 등 기존 투표제도를 악용해 부정선거를 저질러왔다고 주장하면서 세이브 법안이 공화당의 중간선거 승리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해 왔다.
세이브 법안은 연방 하원을 통과한 뒤 현재 상원에 계류 중이지만 민주당의 반대로 통과 가능성은 거의 희박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에 민주당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강제적으로 종료해서라도 세이브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