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호남에 반도체 후공정뿐 아니라 전공정, 즉 반도체 팹을 건설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위기 의식을 느낀 구미시가 매력 어필에 나섰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25일 구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도체 팹 유치 입지로서 구미의 장점과 기업에 제공할 파격 제안을 제시했다.
반도체 생산 기지로서의 조건으로는 경북 전력 자립도 228%와 대형원전 건설 부지로 선정된 영덕과의 인접성, 낙동강 수계 기반의 풍부산 한업용수, 구미국가산단 제5단지 등 넓은 산업부지를 강조했다.
또 현재 구미가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로서 관련 연구개발과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시장은 파격적인 제안을 내놨다. 올해 하반기부터 분양이 가능한 제5국가산단 2단계 부지 내 산업용지를 반도체 팹 유치 기업에 평당 천 원으로 분양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이 용지의 평당 분양가는 148만 원. 구미시가 이 부지를 매입한 뒤 다시 반도체 팹 유치 기업에 저렴하게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드는 총 예산은 1조 2천억 원인데, 구미시는 먼저 40만 평에 대해 6천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3천억 원 정도는 저희가 지방채를 발행해서 매입하고 나머지 3천억 원은 시 세출 구조조정을 하겠다"며 "반도체 팹 투자는 1년 만에 끝나지 않고 최대 7년까지 간다. 매년 나누면 구미시에 크게 압박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 시장은 기업 설득에 집중했지만, 그 역시 정부의 입김이 작용할까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놨다.
김 시장은 "이재명 정부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것을 인식하고 지방으로 내려가야 한다는 정책 방향에는 전적으로 공감한다. 하지만 정부가 (반도체 공장이) 특정 지역에 가도록 유도하는 것은 반도체 산업 발전과 국가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큰 훼손이 될 것이고 반드시 역사적인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 시장은 정치권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던졌다. 그는 "민주당이 이번 6.3 지방선거(TK)에서 30%가 넘는 지지율을 받았다. 선거 때 약자 코스프레 하지 말고 지역 발전을 생각한다면 지금 목소리를 강력히 내주셔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에 도전했다가 낙선한 김부겸, 오중기 후보와 임미애 국회의원의 이름을 거론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도 삼전닉스의 호남 대규모 투자설에 우려를 표하고 있는 가운데 김 시장은 TK 차원의 공동 움직임도 필요하다고 답했다.
구미시는 투자 유치를 위해 관련 기업과 접촉하는 한편 향후 정부의 움직임, 대통령과 기업 총수와의 만남 등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