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들의 재판부 기피 신청으로 한 달 만에 재개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사건 항소심에서 내란 특검팀(조은석 특별검사)이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특검은 이른바 '노상원 수첩'과 '여인형 메모'의 증명력을 인정해야 한다며 비상계엄이 장기간 치밀하게 준비됐다고 강조했다.
서울고법 형사12-1부(이승철·조진구·김민아 고법판사)는 25일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항소심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에서 특검은 노상원 수첩과 여인형 메모를 근거로 "이 사건은 1년 전부터 군을 포섭하는 등 매우 치밀하게 계획됐다"며 1심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은 노상원 수첩의 증명력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노상원 수첩은 모의 초기 단계에서 작성된 것으로 전체 계획의 뼈대를 기재하고 이후 세부 내용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작성된 것"이라며 "원심은 수첩의 내용과 전후 맥락, 작성 시기 등을 간과했다"고 밝혔다.
이어 "짧은 계엄 기간을 유리한 정상으로 볼 것이 아니라 기간을 정하지 않은 점을 오히려 불리한 정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원심 구형과 같은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에 대해서도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30년을 선고해달라고 했다.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김용군 전 제3야전군사령부 헌병대장에 대해서는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0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에 김 전 장관 측은 특검이 기존 항소이유서 범위를 벗어난 주장을 했다며 항소이유 진술을 다시 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추가로 진술할 기회를 주겠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조지호 전 경찰청장과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목현태 전 서울경찰청 국회경비대장, 윤승영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 사건은 이날 변론이 분리됐다.
앞서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 노 전 사령관, 김 전 헌병대장은 재판부 기피 신청을 내면서 재판이 정지됐다. 이후 서울고법과 대법원이 잇따라 기피 신청을 기각하면서 이날 항소심 절차가 재개됐다.
특검팀은 1심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했고 재판부는 무기징역을 선고한 바 있다.
윤 전 대통령 등은 전시·사변이나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의 징후가 없는 상황에서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헌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