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곳곳 달군 월드컵 응원전…남아공전 패배에 시민들 '허탈'

오전부터 음식점 등 응원하기 위해 모인 시민들 '북적'
한국, 남아공에 0-1 패배…자력 진출 실패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A조 예선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경기가 있었던 25일 오전 광주 광산구의 한 요리주점을 찾은 손님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정유철 기자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월드컵 32강 진출 분수령이 된 남아프리카공화국전이 열린 25일 광주 곳곳에서는 시민들의 응원 열기가 이어졌다.

무승부만 거둬도 자력으로 32강 진출을 확정할 수 있었던 경기였지만 한국이 아쉽게 패하면서 시민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25일 오전 10시쯤 광주 광산구 수완지구의 한 요리주점.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3차전을 앞두고 경기 시작 30분 전부터 가게 직원들은 손님맞이 준비로 분주했다.

평소라면 밤에 문을 여는 주점이지만 이날은 월드컵 응원 열기를 단골손님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이른 오전부터 가게 문을 열었다.

가게 측은 응원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응원봉 등 응원도구를 준비했다. 또 추억을 남길 수 있도록 폴라로이드 촬영 서비스도 마련했다.

지난 멕시코전 때도 가게 문을 열었다는 소문이 나면서 예약은 일찌감치 이어졌고 7개 좌석은 오전부터 모두 찼다.

가게 주인 최혁찬(33)씨는 "평소 스포츠를 좋아한다"며 "저희 가게를 찾아주시는 손님들과 함께 즐기기 위해 이번 이벤트를 준비했다. 소문을 듣고 많이들 찾아와 주셔서 기쁜 마음이다"고 말했다.

친구들과 함께 연차를 쓰고 가게를 찾았다는 윤정서(26)씨는 "오전에 문을 여는 가게가 많지 않아 서구에 사는데도 이곳까지 왔다"며 "친구들과 좋은 추억을 쌓으러 온 만큼 대표팀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응원전이 펼쳐지고 있는 광주 동구 홍콩의 거리의 한 가게. 김한영 기자

광주 동구 홍콩의 거리의 한 음식점도 경기 시작 전부터 붉은 응원 열기로 달아올랐다.

음식점 안 대형 스크린 앞에는 붉은 유니폼을 입거나 응원도구를 든 시민 수십 명이 자리를 채웠다. 테이블마다 맥주잔과 안주, 탄산음료가 놓였지만 시민들의 시선은 온통 화면 속 그라운드에 고정돼 있었다.

경기 초반 대한민국이 공격에 나설 때마다 곳곳에서 박수와 탄성이 터져 나왔다.

김민재의 헤더가 상대 수비에 막히자 "아깝다"는 탄식이 이어졌고 남아공 선수들의 슈팅을 김승규가 막아낼 때는 음식점 안이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젊은 층은 물론 가족 단위 관람객들도 함께 자리해 월드컵 분위기를 만끽했다.

일부 시민들은 휴대전화로 응원 현장을 촬영하며 특별한 순간을 기록했고 중요한 장면이 나올 때마다 몸을 앞으로 기울인 채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했다.

인근 헌혈의집 충장로센터에서도 응원이 이어졌다. 음식점처럼 큰 함성이 오가는 대규모 응원전은 아니었지만 10명 안팎의 시민들이 TV 앞에 모여 경기를 지켜보며 대표팀을 응원했다.

광주 서구 광천동 종합버스터미널에 많은 인파가 몰려 월드컵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정유철 기자

광주 서구 광천동 광주종합버스터미널(유스퀘어)에서도 많은 시민과 이용객이 버스 플랫폼 앞 TV 주변에 모여 경기를 지켜봤다.

한국이 0-1로 끌려가자 작은 실수와 공격 장면이 나올 때마다 안타까운 탄식과 환호가 오갔다. 터미널을 오가던 시민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화면을 바라보며 경기 상황을 지켜봤다.

터미널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한 시민은 "버스를 기다리다가 사람들이 모여 있길래 함께 보게 됐다"며 "아쉬운 장면이 많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뛰는 모습을 보니 같이 응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뜨거운 응원에도 한국이 0-1로 패하자 TV앞의 시민들은 허탈감이 섞인 한숨을 내쉬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이날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남아공에 0-1로 졌다. 한국은 1승 2패, 승점 3으로 조 3위에 머물며 32강 자력 진출에 실패했다. 이번 대회는 조 3위 12개 팀 가운데 성적이 좋은 8개 팀도 32강에 오르는 만큼 한국은 다른 조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처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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