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한성공회가 최근 신임 의장주교로 김장환 서울교구장을 선출했습니다.
분열과 갈등의 시대, 김장환 의장주교는 성공회가 '대안적 신앙공동체'의 모델이 되어 평화와 환대의 길을 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대한성공회 새 의장주교로 선출된 김장환 주교는 앞으로 2년 동안 서울·대전·부산 세 교구를 아우르며 한국 성공회 전체를 대표해 활동하게 됩니다.
성공회 의장주교는 각 교구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도 공동의 선교 방향을 제시하고, 대외적으로 대한성공회의 신앙과 목소리를 드러내는 자리입니다.
김 의장주교는 먼저, "분열과 갈등이 깊어진 한국 사회와 한국 교회 현실 속에서 교회가 '평화와 환대의 공동체'가 되도록 힘쓰겠다"고 밝혔습니다.
진영 대결과 혐오, 배제가 짙어지는 상황에서 성공회가 지향해 온 '중용의 신앙', 비아 메디아(Via Media)는 대화와 화해, 균형을 위한 중요한 신앙적 자산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장환 의장주교 / 대한성공회]
"구별하고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존중하는 가운데, 대화를 모색하는 가운데, 일치를 이루려 하는 신앙의 모습, 우리 성공회는 그런 정신을 비아 메디아(Via Media), '중용의 신앙'이라고 그래요. 사랑의 예수님을 따라서 모든 사람들을 있는 모습 그대로 환대하고 존중해야 될 곳이 교회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성공회는 한국에선 비교적 작은 교단이지만, 산업화 시기 '나눔의 집' 운동을 비롯해 1980년대 민주화·인권운동, 평화통일운동 등 시대마다 약자와 민주주의, 평화를 향해 예언자적 목소리를 내왔습니다.
최근에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몽골 숲 가꾸기 등 사막화 방지 사업을 진행하며 사회적 책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김장환 의장주교는 예배 안에서는 전통 있는 전례와 영성을, 예배당 밖에서는 사회적 책임을 감당하는 모습이 성공회다운 교회의 얼굴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질문을 교리로 막지 않는 교회', '대화와 존중을 통해 함께 답을 찾아가는 교회', '갈등 속에서 화해와 일치, 존중의 역할을 감당하는 교회'가 성공회가 지향하는 '대안적 신앙공동체'의 모습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장환 의장주교 / 대한성공회]
"전통이 살아있는 전례적 영성이 있는 교회, 그리고 상당히 열려 있는 신앙, 여전히 그 모습이 교회에 실망하는 사람들에게는 희망이 되는 모습이 아닐까… 앞으로도 우리 대한성공회는 이 시대의 아픔, 불의, 모순, 그런 것들을 고발하고 저항하고, 하나님의 사랑과 정의를 지향하는 교회로 분명히 계속 역할을 할 거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편, 대한성공회는 이번 전국의회에서 123명 대의원 명의로 전쟁 종식과 평화 정착을 촉구하는 '평화 촉구 결의문'을 채택했습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을 비롯해, 미국·이스라엘·이란을 둘러싼 서아시아 지역 분쟁,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등에서 고통받는 이들과 연대하며 평화를 위해 계속 책임 있게 행동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더 나아가, 경색된 남북관계 속에서도 대화와 평화의 길을 찾으며 민족의 화해와 치유를 위한 교회의 역할을 다짐했습니다.
김 의장주교는 "교회는 교리와 정치적 입장을 넘어 시대의 아픔이 있는 이들에게 위로와 소망이 돼야 한다"며 "예수님의 손과 발이 되어 이웃에게 사랑으로 다가가자"고 전했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기자 이정우 최내호] [영상편집 서원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