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유엔(UN) 사무총장 후보자들이 25일 제주에 모여 국제사회 분열과 다자주의 위기 속 유엔의 현실과 개혁 방안을 토론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제주해비치호텔에서 열린 제주포럼 'UN사무총장 후보자 대담'에서 유엔 수장으로서 본인들의 비전을 설명했다. 차기 유엔 사무총장 선거는 올해 하반기 예정돼있다.
이 자리에는 마리아 페르난다 에스피노사 전 유엔총회 의장, 라파엘 마리아노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레베카 그린스판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사무총장, 캐롤린 로드리게스-버케트 주유엔 가이아나 대사, 마키 살 전 세네갈 대통령이 참석했다.
후보자들은 국제사회의 회의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유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라파엘 그로시 후보는 "전 세계 무수히 많은 연합체가 있지만 글로벌 문제를 부분적으로만 대변할 뿐 모든 문제를 해결하진 못할 것"이라며 "유일한 글로벌 플랫폼으로서 유엔이 계속 필요하다"고 말했다.
레베카 그린스판 후보도 "외교와 중재는 아웃소싱이 불가능하다"며 "전쟁을 일으키지 않고 위기를 예방하고 합의를 체결하기 위해 조용한 외교가 필요하다"며 유엔의 기능을 강조했다.
각자의 개혁방안도 제시했다. 마키 살 후보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통해 공정한 자원 배분과 자본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필요하다"며 "유엔 자체를 개혁하고 안보리를 개방하며 일하는 방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리아 페르난다 에스피노사 후보는 "유엔에 대한 신뢰를 재구축하고 회원국 간 신뢰를 복원해야 한다"며 "모든 이해당사자가 한 자리에 모이고 사무총장은 공정성을 가지고 평등한 중재자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세대를 위한 유엔의 역할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캐롤린 로드리게스 버케트 후보는 "AI 거버넌스 마련을 위해 AI에 가장 노출된 청년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날 대담에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 조현 외교부장관도 자리했다. 반 전 총장은 개회사에서 "유엔은 재정적 위기를 맞고 있고, 권위를 도전받고, 신뢰성을 의심받고, 개혁 요구를 직면하고 있다"며 "차기 사무총장이 다자주의에 대해 신뢰를 복원하고 설득시키면 변화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조 장관도 "차기 사무총장은 유엔의 가시성을 높이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다자주의의 조정석을 굳건히 지키고 방향성을 제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