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기둥'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벤치를 향해 두 팔을 벌리며 소리치던 후반 20분, 경기장 안팎은 순식간에 불화설의 도화선으로 변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25일(한국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0-1로 패했다. 비기기만 해도 32강에 오를 수 있었지만, 결국 1승 2패(승점 3) 조 3위로 추락했다. 다른 조의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려야 하는 이른바 '몬테레이 참사'다.
패배의 충격과 함께 던져진 의문의 시선은 김민재의 교체 상황에서 터져 나왔다. 홍명보 감독이 0-1로 뒤진 상황에서 핵심 수비수 김민재를 빼고 박진섭(저장)을 투입하며 스리백을 유지하자, 그라운드 안팎은 요동쳤다. 전술적 의구심과 함께 김민재의 거친 항의 제스처가 중계 화면에 포착되며 '교체 거부 및 내부 갈등설'이 순식간에 확산했다.
사실 경기 직후 믹스트존에서 부상 상태가 괜찮다고 답했던 김민재의 말은 벤치와의 불화설을 키우는 불씨가 됐다.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김민재는 결국 26일 기자단에 직접 편지를 보내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김민재는 "부상이 괜찮다고 한 것은 다음 경기에 회복하면 뛸 수 있을 것 같다는 의미였다"고 뒤늦게 해명하며 당시의 오해를 바로잡았다. 이어 "경기 중 오른쪽 종아리에 이상이 생겨 더 뛰면 다음 경기가 어려워질 것 같아 제가 직접 코칭스태프에 교체를 요청한 것"이라며 항명설을 전면 부인했다.
그라운드를 빠져나오며 보인 격앙된 태도에 대해서도 편지를 통해 솔직한 심경을 고백했다. 김민재는 "교체될 때 제스처를 크게 한 건 경기 중 수비 간격이 계속 벌어지는 부분이 아쉬웠기 때문"이라며 "흥분하다 보니 감정이 섞여 팀 분위기를 흐리는 행동을 했다. 감독님과 코치 선생님들께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다"고 고개를 숙였다.
마지막으로 김민재는 팬들을 향한 사과와 다음을 향한 약속도 잊지 않았다. "비겨도 되는 상황에서 져서 죄송하고 허탈하다"며 자책한 김민재는 "만약 와일드카드로 32강 진출 기회가 주어진다면 꼭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하겠다"며 절치부심의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