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발생한 평택 SPL 제빵공장 끼임 사망 사고와 관련해 항소심 법원이 법인에 중대재해 사건 역대 최고 수준인 벌금 20억원을 선고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9부(김준혁 부장판사)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산업재해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주식회사 SPL에 대한 항소심에서 벌금 1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20억원을 선고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함께 기소된 강동석 전 SPL 대표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이 파기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으로 형량이 가중됐다.
재판부는 법인 벌금이 대폭 상향된 이유에 대해 안전보건총괄책임자인 공장장 B씨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책임이 인정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공장장 B씨는 방호덮개 등 안전조치가 없는 상태에서 근로자들이 혼합기를 개방한 채 사용하는 사실을 알고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아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법인인 SPL도 B씨의 위반행위를 막기 위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기울였다고 보기 어렵다"며 "위반행위의 정도와 법인의 운영 상황 등을 종합해 벌금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강 전 대표에 대해서는 "동종·유사 사고 재발을 근본적으로 방지할 대책을 마련해야 할 의무가 있었지만 단편적인 대책만 수립했다"며 "안전·보건 관계 법령상 정기 점검 의무도 이행하지 않아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던 사고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항소심에서 강 전 대표의 책임이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에 대비해 공장장 B씨를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 특정하는 내용으로 공소장을 변경해 법인 처벌을 요청한 바 있다.
항소심 재판부는 공장장 B씨(금고 10개월·집행유예 2년)와 안전보건팀장 C씨(금고 6개월·집행유예 2년), 안전관리자 D씨(금고 4개월·집행유예 2년)에 대해서는 검찰과 피고인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을 유지했다.
이들은 2022년 10월 15일 오전 6시 18분쯤 평택시 SPL 제빵공장에서 야간근무를 하던 20대 근로자가 샌드위치 소스 배합용 식품 혼합기에 끼여 숨진 사고와 관련해 안전조치 의무를 다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