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만장일치 금리 동결'의 숨은 뜻
지난주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취임 후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만장일치 금리 동결'이 결정됐다. 지난 4월 회의에서 무려 4명의 위원이 반대표를 던졌던 것에서 의미심장한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오건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단장은 CBS 유튜브 '경제적본능'에 출연해 연준 내부의 역학 관계 변화를 꼬집으며 "디테일을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선, 금리 인하를 주장했던 '트럼프의 가신' 스티븐 마이런 이사가 물러나면서 인하 의견 하나가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앞서 금리 인상을 주장하던 나머지 3명 위원 역시 연준의 이번 설명서에서 '이징 사이클(Easing Cycle·완화 기조)'이란 표현이 지워지는 등 금리 국면 전환이 암시된 데 따라 '우선' 동결에 찬성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오 단장은 말했다.
"이징 사이클이라는 말을 남겨두는 건 '일시정지'입니다. 지금은 멈췄지만 언제든 다시 인하 버튼을 누르겠다는 뉘앙스죠. 하지만 이 표현을 지웠다는 건 이제 화면이 꺼진 '정지' 상태, 즉 아예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했음을 의미합니다."
역대급 수출 호조, 한은 금리 인상의 강력한 '뒷배'
한편, 한미 금리 역전이 2022년 이후 장기화하면서 환율의 기준선 자체가 통째로 이동하는 '환율의 뉴노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최근 신현송 한은 총재가 "환율 상승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도 이 때문이다. 유가와 에너지 가격이 높은 상황에서 고환율까지 방치하면 물가 압력으로 인한 서민 경제 위축이 더욱 극심할 거란 판단이란 게 오 단장의 설명이다.
오 단장은 "금리 인상으로 환율과 물가를 제압해야 나중에라도 금리를 낮출 여력이 생긴다"고 부연했다.
다만, 실물 경제 타격을 우려하는 질문에 오 단장은 "올해 1분기 한국의 성장률은 1.8%로, 이를 단위로 환산하면 6%가 넘는 엄청난 수치"라고 말했다. 성장세가 이처럼 압도적일 때 금리를 올려두어야 향후 경기 하강 국면에서 쓸 수 있는 카드가 생긴다는 논리다.
AI가 만드는 물가의 지도…미래를 준비하는 포트폴리오란
문제는 강력한 성장이 수요를 자극해 당장은 물가와 금리를 올리고, 결과적으로 부채 부담을 다시 키운다는 점이다.오 단장은 트럼프 행정부와 연준이 "AI 혁명이 제2의 IT 혁명이 돼 금리를 낮추면서도 고성장을 유지하는 치트키가 될 것이란 기대를 품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당장 들어가는 막대한 설비투자(CAPEX)가 중동전쟁 리스크로 더더욱 탄력받은 데다, '모두가 아는 혁명의 가치'와 수급 쏠림이 단기적으로 물가 압력을 더욱 가중할 거란 지적이다.
오 단장은 이에 '길목을 지키는 투자'를 강조하며 "미래에 저물가 시나리오가 올 확률이 10%라면, 내 포트폴리오의 10%는 미리 채권으로 담아두고 길목을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은 '코어'에, 신흥국은 '위성'으로
트럼프 행정부 아래 미국의 패권이 흔들리고 달러의 매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주장에도 오 단장은 선을 그었다. 미국은 역사적으로 무역 적자와 부채 문제가 극대화할 때마다 수요의 축을 전환하며 살아남아 새출발해 왔다는 것이다. 1980년대 미국과 일본 등의 플라자합의가 대표적인 예다.결론적으로 오 단장은 장기적으로 미국 시장을 완전히 떠나는 것은 위험하며, '핵심'과 '위성' 분류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꾸준하고 안정적으로 우상향하는 미국과 같은 선진국 자산을 포트폴리오의 '핵심'에 든든하게 놓아야 합니다. 단, 신흥국은 한 번 물이 들어올 때 폭발적으로 튀는 특성이 있으므로 주변 '위성' 자산으로 담아 가야 합니다. 옆 차선이 일시적으로 빨리 간다고 무턱대고 차선을 바꾸다가는 장기 수익률을 모두 망칩니다."
▶오건영 단장 인터뷰 풀버전은 CBS 유튜브 채널 '경제연구실'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