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력 32강 진출에 실패하며 '경우의 수'를 따지게 된 홍명보호의 미드필더 김진규(전북)가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절대 무기력하게 무너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김진규는 28일(한국시간) 멕시코 사포판의 치바스 베르데 바예 훈련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모두가 머리를 박고 미친 듯이 뛰겠다"며 "다시는 3차전 같은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대표팀은 지난 25일 치러진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0-1로 패했다. 비기기만 해도 32강에 오를 수 있는 유리한 고지였으나, 뼈아픈 패배로 조 3위(승점 3)로 밀려났다. 결국 대표팀은 베이스캠프로 돌아와 다른 조의 경기 결과를 초조하게 지켜봐야 하는 처지가 됐다.
체코와의 1차전(2-1 승) 후반 막판 투입돼 월드컵 데뷔전을 치른 김진규는 2차전 멕시코전(0-1 패)에서는 결장했다. 이후 남아공과의 3차전에서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 투입돼 약 45분을 소화했다.
김진규는 "첫 경기를 이기고 유리한 상황에서 2, 3차전을 준비했다. 충분히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경기들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며 "특히 2차전은 승점을 딸 수 있었던 흐름이라 가장 큰 아쉬움이 남는다"고 돌아봤다.
1, 2차전에 비해 3차전에서 유독 경기력이 무기력했던 이유로는 '반복된 실수'를 꼽았다. 그는 "경기하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실수가 나오기도 한다"며 "경험이 많더라도 경기 중 심리적으로 컨트롤하는 게 쉽지 않다. 사소한 실수로 역습을 허용했고, 무더운 날씨에 그런 상황이 자주 반복되다 보니 체력적,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남아공전 패배 이후 대표팀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진규는 "많은 말을 나누기보다 침묵의 시간이 길었다. 모두가 원하지 않았던 결과와 상황이 벌어져 누구 하나 쉽게 입을 떼지 못했다"면서도 "시간이 조금 지나면서 서로 대화도 나누고 있고, 지금은 다른 팀 결과에 관해 이야기하며 상황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전했다.
경기 후 선수단 미팅에서 홍명보 감독이 전한 메시지도 공개했다. 김진규는 "감독님께서 '결과에 대해서는 감독의 책임'이라며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지켜보는 것뿐이니, 남은 훈련을 잘 소화하며 기다려보자'고 짧게 말씀하셨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