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 선 홍명보호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그라운드에 나섰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8일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베르데 바예 훈련장에서 묵묵히 구슬땀을 흘렸다.
지난 25일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최종 3차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당한 0-1 패배가 뼈아팠다. 비기기만 해도 32강에 갈 수 있었던 대표팀은 조 3위로 추락했다. 자력 진출의 기회를 날린 채 타국의 눈치만 봐야 하는 처지다.
전날 하루 휴식으로 숨을 고른 태극전사들은 다시 신발 끈을 조여 맸다. 초반 15분만 미디어에 공개된 훈련장에서 선수들은 셔틀런과 점프를 하며 예열을 시작했다. 이어진 볼 돌리기와 공중볼 훈련은 실전 감각을 유지하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이었다.
벼랑 끝에 몰린 탓에 훈련장 전반에는 숨 막히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하지만 악조건 속에서도 선수들의 기합 소리만큼은 평소와 다름없이 힘차 보였다.
이번 대회는 각 조 3위 12개 팀 중 상위 8개 팀만 32강 막차를 탄다. 현재 한국은 마지노선인 8위에 간신히 턱걸이 중이다. 운명의 주사위는 이날 열리는 J, K, L조의 최종전 결과에 던져졌다.
먼저 J조에서는 오스트리아가 알제리를 잡거나, 알제리가 2골 차 이상으로 이겨야 한국이 웃는다. 두 팀이 애매하게 비기면 한국의 자리는 위태로워진다.
K조의 콩고민주공화국이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지 못하는 것도 필수 조건이다. 골득실에서 밀리는 우즈베키스탄이 대승을 거두지 않는 한 한국에 유리하다.
마지막 L조에서는 가나가 크로아티아를 확실하게 제압해 주는 잔인한 시나리오가 완성돼야 한국의 32강행 불씨가 살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