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탈금융' 상록수도 새도약기금으로…11만명 추심 벗어난다

지난해 12월 새도약기금 소각식.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원시적 약탈금융'이라고 지적했던 상록수 등 유동화회사가 보유한 장기연체채권 1조원 규모가 새도약기금으로 넘어간다. 정부는 유동화회사 전수조사를 거쳐 대부분의 채권 매입 협의를 마무리하면서 약 10만8천명이 장기 추심과 연체이자의 부담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금융위원회는 26일 신진창 사무처장 주재로 '유동화회사 새도약기금 대상채권 매입협의 결과 점검회의'를 열고 유동화회사 보유 장기연체채권 전수조사 결과와 새도약기금 매입 협의 현황을 공개했다.

금융감독원이 금융권이 보유·투자·관리하는 유동화전문회사를 전수조사한 결과 개인 무담보 연체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보유한 유동화전문회사는 167개사, 연체채권 규모는 5조980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새도약기금 매입 대상인 '5천만원 이하·7년 이상 연체채권'을 보유한 곳은 46개사로, 채권 규모는 총 1조572억원에 달했다.

특히 상록수가 7235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케이비스타가 2817억원, 제네시스가 258억원을 보유하는 등 상위 3개사가 전체 대상 채권의 대부분인 1조310억원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제네시스를 제외한 45개사와 총 1조314억원 규모 채권에 대한 매입 협의를 완료했다. 이 가운데 상록수와 케이비스타 등을 포함한 4개사의 1조56억원 규모 채권은 이달 말, 나머지 41개사의 258억원 규모 채권은 다음 달 말 새도약기금이 매입할 예정이다.

채권이 새도약기금으로 넘어가면 즉시 추심이 중단된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중증장애인, 보훈대상자 등 사회취약계층 채무는 별도 상환능력 심사 없이 소각된다. 그 외 채권은 상환능력을 심사해 개인파산에 준하는 수준으로 상환능력을 상실한 경우 1년 이내 소각하고, 상환능력이 현저히 부족한 경우에는 채무조정을 추진한다.

금융위는 이번 채권 매입으로 약 10만8천명이 추심과 연체이자의 고통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재개할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조치는 이 대통령이 상록수가 새도약기금에 참여하지 않아 장기 연체 채무자들이 빚 탕감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아직도 이런 원시적 약탈금융이 버젓이 살아남아 서민들 목줄을 죄고 있는 줄 몰랐다"고 비판한 이후 추진된 후속조치다. 금융당국은 당시 긴급회의를 열어 상록수 청산과 유동화회사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금융위는 아직 매입 협의가 끝나지 않은 제네시스와 협의를 이어가는 한편, 2003년 카드대란 당시 설립돼 23년간 추심·회수 활동을 이어온 상록수도 새도약기금 미매각 잔여채권 약 1300억원을 캠코에 매각한 뒤 청산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아울러 금융위는 부실채권 유동화시장 전반에 대한 점검도 강화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이후 한시적으로 허용된 부실채권 유동화 과정에서 시장 과열과 과잉 추심 우려가 있는 만큼 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하면 제도 개선도 검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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