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이 쥐고 있던 94%의 기적은 단 3일 만에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운명의 주사위는 한국이 아닌 타국의 손에서 멈췄다. 28일(한국시간)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K조 최종전이 화근이었다. 우즈베키스탄이 콩고민주공화국에 1-3으로 완패했다. 이 패배로 한국의 실말 같은 희망은 완전히 잘려 나갔다.
11회 연속 본선 무대를 밟은 한국 축구다. 목표는 사상 첫 원정 8강이었다. 그러나 토너먼트의 문턱조차 밟지 못했다. 이번 대회는 참가국이 48개국으로 늘었다. 각 조 3위 중 8개 팀이나 32강에 오르는 구조였다. 완화된 진출 조건조차 한국에는 구명조끼가 되지 못했다.
스스로 기회를 걷어찬 결과다. 한국은 체코를 2-1로 꺾으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하지만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연이어 0-1로 무너졌다. 1승 2패, 승점 3점에 그친 한국은 A조 3위로 추락했다. 벼랑 끝에 선 대표팀은 타국의 선전에 운명을 걸어야 했다.
남아공전 패배의 충격이 너무 컸다. 조 최약체를 상대로 비기기만 해도 32강 직행이었다. 하지만 대표팀은 졸전 끝에 고개를 숙였다. 조 2위 자리를 허망하게 내준 순간이었다.
수학적 확률은 잔인한 희망고문이었다. 남아공전 직후 축구 통계 매체 옵타는 한국의 진출 확률을 87.6%로 봤다. 미국 디애슬레틱의 시뮬레이션 결과는 94%에 달했다. 10번 중 9번은 살아남는 확률이었다.
기대는 하루 만에 절망으로 바뀌었다. 경우의 수들이 연이어 어긋났다. 26일 53.24%로 떨어진 확률은 27일 32.9%까지 급감했다. 운명의 날이었던 28일 오전에는 24.11%까지 쪼그라들었다. 그리고 우즈베키스탄의 패배와 함께 확률은 0%가 됐다.
홍명보 감독의 잔혹사도 되풀이됐다. 2014년 브라질 대회 이후 12년 만의 복귀였다. 명예회복을 노렸지만 결과는 조별리그 탈락이었다. 넓어진 월드컵의 문조차 통과하지 못한 홍명보호의 도전은 그렇게 비극으로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