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턱 낮춰주고, 꿀조 넣어줘도…'황금세대' 전력만 낭비한 홍명보호[인조이 월드컵]

괴로워하는 손흥민. 연합뉴스

손흥민(LAFC)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라는 월드클래스 스타에 역대 최강의 유럽파 라인업까지 결합한 '황금세대' 홍명보호가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끈 한국 축구대표팀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에서 3위(1승 2패 승점 3)를 기록했다. 참가국이 48개로 확대된 이번 대회에선 조 3위 중 상위 8개 팀에 32강행 와일드카드가 주어지지만, 28일(한국시간) 조별리그 최종일 결과에 따라 한국은 10위로 밀려나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번 탈락은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화려한 스쿼드를 구축하고도 맞이한 몰락이라는 점에서 충격이 크다. 공수의 핵심인 손흥민과 이강인, 김민재가 건재했고, 이재성(마인츠), 황인범(페예노르트), 조규성(미트윌란), 백승호(버밍엄), 설영우(즈베즈다) 등이 유럽에서 꾸준한 활약을 이어왔다.

여기에 오현규(베식타시)와 이한범(미트윌란), 양현준(셀틱), 엄지성(스완지),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 이태석(빈) 등 유망주들도 유럽 무대에서 강한 인상을 남기고 대표팀에 승선해 역대급 황금세대로 불렸다. 대회 전 박지성 JTBC 해설위원이 "선수 구성만 보면 조에서 가장 강력하며, 역대 최고 성적까지 가능한 팀"이라고 극찬했던 이유다.

게다가 조 편성 운까지 따랐다. 월드컵 개막 직전 발표된 FIFA 랭킹에서 한국은 25위, 멕시코는 14위, 체코는 40위, 남아공은 60위를 기록했다. 이들이 속한 조별리그 A조 상대 3개국의 평균 랭킹은 38위로, FIFA 랭킹 제도가 도입된 1994년 미국 월드컵 이후 역대 최저치다. 사실상 역대 가장 수월한 '꿀조'에 편성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아쉬워하는 이강인. 연합뉴스

그러나 황금세대의 위용은 본선 무대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체코전 2-1 승리 이후 멕시코(0-1)와 남아프리카공화국(0-1)에 연이어 무득점 패배를 당하며 A조 3위(1승 2패)로 추락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들을 조합하기 위해 1년간 공들인 스리백 전술은 본선 무대에서 철저히 무력화됐다. 실점을 최소화하려 도입했으나 경기 내내 수비 불안을 노출했고, 윙백을 활용한 측면 공격과 중원 빌드업의 완성도 역시 바닥을 쳤다.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사전캠프부터 진행한 고지대 적응 훈련도 끝내 빛을 보지 못했다.

비기기만 해도 32강에 오를 수 있었던 남아공전에서 보여준 무기력한 경기력은 황금세대의 이름값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참가국이 48개국으로 확대돼 조별리그 통과 난이도가 역대 가장 낮아졌음에도, 사상 최고의 전력을 보유한 한국 축구는 1차 관문조차 넘지 못한 채 씁쓸한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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