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장애인 학대 의혹' 한 달 전 점검에도 "특이사항 없음"

2019년 단 3명 개별면담으로 "해당 없음"…점검 방식 도마 위
사건 발생 전후 점검에도 학대 항목은 없었다

학대 의혹이 불거진 장애인 거주 시설. 해당 시설 누리집 캡처

세종의 한 장애인 거주 시설에서 중증 장애인 학대 의혹이 불거지기 불과 한 달여 전, 세종시의 정기 지도 점검에서는 학대와 관련한 지적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전CBS가 확보한 2019년부터 2025년까지의 지도 점검 결과를 보면, 이 시설에 대한 점검에서 학대나 인권침해 관련 지적은 한 차례도 없었다. 2019년 점검에서 '장애인 폭행 등 부당 행위'를 점검 항목에 넣어 "3명 입소 장애인 개별 면담 조사 결과 해당 없음"으로 판정했고, 2021년 점검에서는 "특이 사항 미발견"으로 마무리했다.

이후 적발된 사항은 2023년 식자재 입찰 계약 부적정, 2024년 후원금 영수증 발급 부적정과 보조금 정산 보고서 검증 비용 미승인 사용 등 회계·행정 절차 문제뿐이었다.

특히 학대 의혹 사건이 발생한 지난해 1월 13일을 한 달여 앞둔 2024년 12월 11일에도 정기 지도 점검이 이뤄졌다. 이때 나온 지적 역시 후원금 영수증 발급 부적정과 보조금 정산보고서 검증 비용 미승인 사용 등 두 건으로, 모두 회계 처리 문제였다. 학대나 인권침해를 시사하는 지적은 없었다.

학대 사건 이후인 2025년 점검에서도 적발된 사항은 직원 동의 없는 임금 원천징수, 후원금 계좌의 이중 납부 등 회계·노무 관련 문제 두 건에 그쳤다.

학대 의혹 피해자 좌측 늑골 환부. 피해자 가족 측 제공

같은 생활실을 쓰던 다른 장애인 입소자가 학대 정황을 몸짓으로 표현하고 특정 직원을 반복 지목한 사실이 수사 의뢰서를 통해 드러난 가운데, 시설 측이 사건 발생 전까지 이런 정황을 알아채지 못했거나, 알았더라도 외부에 알리지 않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경찰은 가해자를 특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사건을 입건 전 조사 종결로 마무리했지만, 이후 수사 절차상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현재 세종경찰청 강력마약수사대가 사건을 원점에서 재수사하고 있다.

2019년 점검에서 나온 "해당 없음" 판정은 입소 장애인 28명 가운데 단 3명만을 대상으로 한 개별 면담을 통해 이뤄졌다. 나머지 인원에 대해서는 별도의 확인 절차가 없었던 셈이다.

실제 이번 사건에서 피해자 본인이 아니라 같은 생활실을 쓰는 다른 입소자가 몸짓으로 학대 정황을 표현하면서 단서가 드러났다는 점과 매년 정기 지도 점검이 이뤄졌는데도 학대를 사전에 걸러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경찰 수사 방식에 집중됐던 책임론을 지자체의 상시 감독 체계로도 넓혀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으로 이어진다.

지방자치단체는 사회복지사업법에 따라 관할 사회복지시설에 대해 정기적인 지도·감독 권한과 책임을 갖는다. 시설 운영 전반과 이용자 인권 보호 실태를 살피는 게 지도 점검의 본래 목적인 만큼, 회계 처리 같은 행정적 위반은 매년 짚어내면서도 정작 신체 학대 정황은 사전에 포착하지 못한 점은 점검 방식 자체의 한계를 보여준다는 평가도 나온다.

세종시 관계자는 "지도 점검 항목과 방식에 보완이 필요한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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