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대 부산시의회 개원을 앞두고 다수당인 국민의힘이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을 사실상 독식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전체 48석 중 37석을 차지하며 압도적 과반을 확보한 국민의힘이 초기 원 구성부터 '힘의 논리'를 앞세우면서, 11석에 그친 소수 야당 더불어민주당과의 협치 약속은 시작부터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힘, 의장단·상임위 후보 일방 선출…재선 의원 전면 배치
국민의힘은 29일 부산시의회에서 당선인 총회를 열고 전반기 제1부의장 후보(송상조 의원)를 비롯해 운영위·기획재경위 등 7개 전체 상임위원장과 윤리특별위원장 후보를 모두 선출했다. 앞서 지난 23일 3선의 강무길 의원을 의장 후보로, 재선 박종철 의원을 원내대표로 선출한 데 이어 일주일 만에 당내 몫의 자리를 일사천리로 확정한 것이다.주요 상임위원장 후보에는 재선 의원들이 전면 배치됐으며, 윤리특위원장 후보에만 초선인 강영두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국민의힘 측은 의석수 비율에 따른 정당한 결과라는 입장이지만, 사실상 의회의 모든 실권을 당내에서 소화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여야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결정적 원인은 '자리의 실효성'에 있다. 국민의힘은 야당인 민주당에 '제2부의장직' 한 자리를 제안했으나, 민주당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제2부의장은 의전 서열은 높지만 예산 예산 심사나 조례안 처리 등 실질적인 의사결정 권한이 적다.
더불어민주당은 지역구 현안과 밀접하고 실질적 권한이 집중된 '해양도시안전위원장' 또는 '건설교통위원장' 중 한 곳 배정.민주당은 전재수 부산시장 당선인과 국힘 측 원내 지도부 간의 통화에서도 이러한 요구를 전달했으나, 국민의힘은 이날 총회에서 야당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은 채 자당 후보 선출을 강행했다.
시의회 상임위원장은 해당 분야의 조례안을 먼저 심사하고 본회의 상정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막강한 '게이트키퍼(문지기)' 역할을 합한다. 반면 제2부의장은 의장이 공석일 때 회의를 진행하는 수준에 그쳐 야당 입장에서는 실속 없는 '구색 맞추기'로 받아들여지기 쉽다.
민주당 '거부권' 행사 시 독식 현실화… 파행 불가피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제2부의장직을 최종 거부할 경우, 해당 자리까지 모두 자당 의원으로 채우겠다는 배수의 진을 친 상태다. 민주당 역시 조만간 당선인 총회를 소집해 강력한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어서 타협점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부산시의회는 오는 7월 1일부터 3일까지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 후보 등록을 마친 뒤, 7월 6일 본회의에서 공식 투표를 거쳐 전반기 원 구성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그러나 소수당을 철저히 배제한 채 출범하는 제10대 시의회가 개원 초기부터 등원 거부나 표결 보이콧 등 극단적인 파행 파고를 맞이할 것이라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