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관련 잠실 올림픽공원에서 시위 중인 2030 청년들을 만나 "커닝을 하다 걸리면 시험지 전부가 빵(0)점이지, 커닝한 문제만 오답으로 처리하는 경우는 없다"며 전면 재선거의 정당성을 거듭 강조했다.
당초 특검에 미온적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사태를 발본색원하겠다며 특검법 당론 추진 방침을 밝힌 것 또한 시위대의 공으로 돌렸다. 또 "국민 주권 회복을 위해 어떤 해법이 필요한지 청년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실천해 나갈 것"이라며 "그것이 우리 당에 주어진 소명"이라고 했다.
장 대표는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회 청년주권포럼 출범식 좌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당 대외협력위원장인 김장겸 의원이 주최한 이 행사에는 실제 올림픽공원 시위에 참여 중인 청년들이 포럼 회원으로 대거 참석했다.
장 대표는 "반드시 특검을 관철시키고 국민적 의혹을 남김없이 밝히겠다"며 "(수사) 결과에 따라 재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지금부터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청년들의 올곧은 함성이 단순히 분노에 그쳐선 안 된다. 광장을 넘어 그 결실을 맺어야만 할 것"이라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입주 청소' 수준으로 완전히 청소하고 사전투표 폐지 등 국민적 요구에 맞는 제도 개혁도 이뤄낼 것"이라고 약속했다.
장 대표는 또 투표지 사태로 선거 결과가 역전된 게 아닌 이상, 재선거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는 선관위 측 입장에도 재차 반박했다. 전날에도 올림픽공원을 찾은 그는 "현장 청년들을 만나면서 느끼는 것은 정치권과 청년들 사이 '한 표'의 무게에 대한 인식이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권에선 '당락에 영향이 없었다'는 말로 사태를 유야무야 넘기려는 사람들이 꽤 많다"고 했다. 장 대표는 "하지만 우리 청년들은 단 한 표로 참정권이 침해받았다면 결과를 떠나 그 과정을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누가 부르지 않고 동원하지도 않았지만, 스스로 올림픽공원에 모인 것"이라며 "여러분의 생각이 100% 옳다"고 추켜세웠다.
재선거에 신중한 입장을 밝혀 온 정점식 원내대표도 "청년들의 목소리에 담긴 참정권 침해 사태에 대한 분노, 선거관리 시스템의 신뢰 복원을 요구하는 외침에는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의 역할도 중요하다. 여러분의 의견을 경청하고 우리 당 110명 국회의원의 의정 활동에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포럼 회원들은 재선거 외침이 곧 '극우'로 받아들여지는 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위종(30)씨는 "'부정(不正)'의 사전적 정의는 올바르지 아니하거나, 옳지 못함"이라며 "이 기준에 비춰보면 이번 지방선거는 시작부터 끝까지 불법으로 점철된 명백한 부정선거"라고 주장했다. 헌법의 기본권에 중대한 침해가 발생했는데, 결과를 명분 삼아 과정상 하자를 눈 감자는 것은 모순이란 취지다.
김씨는 "선관위가 자체적으로 재선거 사유가 아니라고 하는 것은 자신의 실수를 스스로 심판하고 셀프 사면하는 촌극"이라며 "자신의 재판기록을 삭제하려는 누군가의 모습이 투영될 정도"라고 비꼬기도 했다.
대학에 재학 중인 김채훈씨도 "재선거 말고, 참정권이라는 숭고한 가치를 어떻게 배상할 것인지에 대해 확신이 없다"며 "이미 (당선자가) 선출됐으니 재선거는 불가하다는 태도가 어떻게 사회적 신뢰를 유지할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기성 언론 보도를 향한 불신도 토로했다. 강준우(29)씨는 "내란세력에게 빌미를 준다는 일부 발언은 뉴스 제목으로 보도하면서, 전국 200개 대학에서 총 470여 개의 성명이 난 것은 절대로 보도하지 않더라"고 했다. 이시진씨는 "참정권 박탈로 공원에 나온 우리가 왜 언론 눈치를 봐야 하나. (그런 시각 자체가) 굉장히 문제가 많다고 생각한다"며 "유튜브나 SNS 등을 성장시켜 왜곡을 줄이는 것도 방법"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