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 동료 1억 빼앗고, 보이스피싱도 가담한 50대 실형


지적장애가 있는 직장 동료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 1억 원에 달하는 돈을 가로채고 보이스피싱 범행까지 가담한 5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이은혜 부장판사)는 준사기, 사기, 전기통신금융사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50)씨가 낸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A씨는 2022년 12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강원 평창의 한 기숙사에서 지적장애를 가진 회사 동료 B씨에게 휴대전화 비용과 대출 상환금을 빌려달라며 약 93차례에 걸쳐 9950여만 원을 자신의 통장으로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16차례에 걸쳐 B씨에게 유흥주점과 주유비 등 명목으로 300여만 원을 결제하도록 한 사실도 공소장에 포함됐다.

또 다른 직장동료인 C씨에게는 '개복 수술을 해야 한다'며 수술비 100만 원을 받아 가로채기도 했다.

2024년 10월 보이스피싱 조직원으로부터 '계좌에 임급된 돈을 달러로 환전해 인출해주면 대출을 해주겠다'는 제안에 승낙해 피해금 1250만 원을 조직원 '수거책'에게 전달한 혐의도 더해졌다.

법정에 선 A씨는 'B씨의 심신장애를 이용해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득을 취한 적이 없으며, 본인의 자금 사정으로 돈을 갚지 못한 금전 거래일 뿐'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보이스피싱 수거책 범행에 대해서도 '사기 행각'을 인식하지 못해 범행을 방조한 고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1심을 맡은 춘천지법 영월지원은 "피해자가 평균 사람보다 사리를 분별하거나 상황을 판단하는 능력이 현저히 낮다는 사정을 잘 알고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피해자보다 스무살 가까이 많은 A씨가 장애로 인해 회사 내에서 다른 사람들과 쉽게 교류하지 못하는 점을 교묘하게 이용해 의지하도록 한 뒤 금전 요구에 순응하도록 하는 '가스라이팅' 형태의 범행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A씨의 항소로 다시 한번 사건을 살핀 2심 재판부도 1심 판단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이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원심에서 각 사건 범행을 부인하다 자백하기는 했으나, 준사기 범행은 상당한 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이뤄졌다"며 "피해자는 대부분의 재산을 상실했고, 과다한 대출채무를 부담하게 되는 심각한 피해를 입었는 바 피해결과가 극히 중하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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