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선 지식재산처장 "기술 유출은 국가안보 문제"

[지식재산처장 인터뷰]기술경찰 두 배 늘리고 K-브랜드 정부인증제 추진

김용선 지식재산처장. 지식재산처 제공

지식재산처가 출범 이후 굵직한 정책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특허청에서 처(處) 단위로 승격한 지식재산처는 기술 유출 대응 강화, K-브랜드 위조 상품 차단, 특허분쟁 지원, 초고속심사제도 등 굵직한 정책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김용선 지식재산처장에게 그간의 성과와 앞으로의 구상을 들어봤다.

Q. 특허청에서 지식재산처로 승격 출범한 후 달라진 점은?
"지식재산처 출범은 지식재산을 경제성장의 한 축으로 삼겠다는 국민주권 정부의 의지를 담은 결정이다. 그동안 특허청이 심사·심판을 통해 지식재산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두었다면, 지식재산처는 법과 제도를 고쳐 지식재산을 보호하고, 수익화와 사업화 등 활용까지 업무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또 처 단위 기관으로서 정부 전체의 지식재산 정책을 총괄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맡아, 여러 부처에 흩어져 있던 지식재산 정책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국가 차원의 힘을 모으고자 노력하고 있다."

Q. 기술 유출 차단을 위한 주요 성과는?
"나라 간 기술 경쟁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기술 유출은 기업의 문제를 넘어 국가 경쟁력과 안보에 직결되는 사안이다. 최근 5년간 산업기술 해외 유출 적발 건수는 105건, 피해 규모는 25조 원대로 추산된다. 대상도 반도체, 이차전지 같은 핵심 산업부터 전투기, 잠수함 등 방위산업까지 망라돼 있고, 수법 역시 설계도 무단 반출이나 인력 빼가기부터 적대적 인수합병까지 다양해지고 있다.

지식재산처는 국내 유일의 기술 수사기관인 기술 경찰을 통해 기술 유출을 적극 막고 있다. 지난 1년간 총 334명의 기술 유출·침해 사범을 형사입건했고, 지난해 7월에는 이차전지 첨단기술 유출 사범을 구속해 최소 10조 원 이상의 피해를 막았다. 올해 2월에는 전고체전지 핵심기술을 해외로 빼돌리려던 외국인도 구속했다."

Q. 30일 출범한 기술 유출 전담 조직의 의의와 역할은?
"기존 기술 경찰은 27명에 불과한 인력으로 전국, 전 부처의 기술 유출 수사를 맡아야 해서, 고도화되는 수법과 늘어나는 수사 수요에 대응하기에 한계가 있었다. 이번 개편으로 기술 범죄 대응 전담 조직은 1개 과에서 4개 과로 늘고, 기술 경찰 인원도 61명으로 늘어난다.

새로 생기는 조직은 특허 자료와 기술 전문성을 바탕으로 유출 위험을 미리 찾아내 보호 전략을 제시하고, 영업비밀과 국가 핵심기술 유출 사건을 전담 수사해 사전·사후를 아우르는 대응체계를 갖출 예정이다. 해외 기술 유출 방지만으로 한 해 약 1조 9천억 원의 피해를 막을 것으로 추정한다."

김용선 지식재산처장이 기술 유출·탈취 대응체계 확대 개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식재산처 제공

Q. K-브랜드 위조 상품 피해 현황과 대응 방향은?
"2024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를 보면 전 세계 K-브랜드 위조 상품 유통 규모는 약 11조 원에 이르고, 이로 인한 우리 기업의 매출 감소는 7조 원, 일자리 감소는 1만 4천 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인터넷을 통한 거래가 늘면서 해외 온라인 위조 상품 차단 건수가 2023년 16만여 건에서 2025년 21만여 건으로 매년 늘고 있다.

이에 정부가 직접 해외 주요 수출국에 국가 인증 상표를 등록하고 권리자로서 위조 상품에 대응하는 'K-브랜드 정부인증제도'를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위조 상품 유통 위험이 높은 70개국에 국가 인증 상표를 등록하면 우리 기업이 자율적으로 쓸 수 있고, 해외 소비자는 정품 인증 기술로 정품 여부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침해행위가 확인되면 정부가 현지 당국에 수사와 단속, 통관 보류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Q. 특허괴물(NPE) 대응을 위한 정부 지원은?
"세계적인 기술 경쟁이 심해지면서 특허분쟁도 늘고 있다. 미국 내 우리 기업 특허소송은 2022년 103건에서 2025년 140건으로 늘었다. 삼성, LG 등 대기업은 자체 대응 체계를 갖췄지만, 중소·중견기업은 소송 경험과 협상력, 방어 예산 부족 등으로 대응력이 취약하다. 중소·중견기업의 지식재산권(IP) 전담 인력 보유율은 2023년 기준 17%에 불과하다.

이에 정부는 특허괴물의 공격에 미리 대비할 수 있도록 올해부터 특허괴물 동향 정보를 제공하고 있고, 분쟁 대응 전략 지원도 지난해 275건·70억 원에서 올해 285건·73억 2천만 원으로 늘렸다. 반도체산업협회, 디스플레이산업협회 등과 특허분쟁 대응 협의회도 운영하고 있다."

Q. '모두의 아이디어' 공모전에 역대 최대 제안이 접수됐는데, 의미와 향후 일정은?
"올해 1월 시작한 이 공모전에 약 2만 7천여 건의 아이디어가 접수돼 정부 공모전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모두의 아이디어'는 단순 공모전이 아니라 국민의 창의적인 생각을 창업이나 정책으로 연결하는 '풀뿌리 경제혁신 사업'이다.

전문가 심사를 거쳐 100건의 우수 아이디어를 뽑았고, 특허출원과 전문가 상담, 시작품 제작 등 고도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정책 전문가와 소관 부처 담당 공무원으로 꾸린 심사위원회의 2차 심사를 거쳐 10월에 최종 수상작을 뽑아 시상식을 열 예정이다. 우수 아이디어는 관계 부처 정책에 반영하거나 창업으로 이어주는 등 후속 지원도 이어가겠다."

Q. 초고속 심사 제도는 어떤 제도인가?
"특허 한 건을 등록받는 데 평균 14.7개월이 걸리는 상황에서, 인공지능(AI)이나 반도체 등 첨단기술 분야는 빠른 특허 확보가 중요하다는 업계 의견이 많았다. 이에 지식재산처는 1개월 만에 특허심사를 받을 수 있는 초고속 심사 제도를 지난해 10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수출 관련 출원, 창업 기업의 AI·바이오 분야 출원 등에 한 해 8천 건 범위에서 지원한다.

제도 시행 이후 국내 대표 이차전지 수출기업의 특허가 19일 만에 초고속 심사 1호 특허로 등록된 사례도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준의 심사 서비스로, 앞으로 심사 역량과 기술 분야별 필요성을 살펴 적용 분야를 차례로 넓혀가겠다."

Q.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지식재산처는 국민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지식재산이 되어 창업과 사업화에 활용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앞으로는 지식재산 금융과 거래, 사업화 지원체계를 더욱 강화해 지식재산이 수익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겠다. 우리 기업이 지식재산을 통해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고 세계 기술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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