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은 정말 노력의 결과일까…베른트 크라머 '성공의 배신'

조이엘 '더 사소한 것들의 인문학'
도야마 시게히코 '생각에도 산책이 필요하다'

추수밭 제공

"누구나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은 얼마나 사실에 가까울까.

독일 작가 베른트 크라머의 '성공의 배신'은 현대사회의 성공 숭배와 능력주의를 사회학·심리학·철학의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살펴본다.

책은 성공이 개인의 노력과 재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출신 배경과 인맥, 평가 기준, 이름의 알파벳 순서나 경연 참가 순서처럼 사소해 보이는 우연도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사회는 성공한 사람에게는 능력과 자격이 있었고, 실패한 사람에게는 노력이 부족했다고 설명한다. 이 과정에서 승자는 자신의 특권과 행운을 잊고, 패자는 구조적 불평등까지 자신의 책임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저자는 불평등이 심해질수록 능력주의에 대한 믿음이 오히려 강해지는 역설도 짚는다. 사회의 격차를 정당한 경쟁의 결과로 받아들이면 기존 질서에 대한 문제 제기 역시 약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패마저 성공을 위한 과정으로 포장하는 문화도 비판한다. '더 잘 실패하자'는 말조차 실패를 그 자체로 인정하기보다 다시 성과의 서사 안에 편입시키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책은 결국 인생이 완벽하게 공정한 경쟁이 아니라 우연과 조건이 뒤섞인 불완전한 게임에 가깝다고 말한다. 성공과 실패를 개인의 능력만으로 판단하는 대신 출발선의 차이와 사회 구조를 함께 살펴야 한다고 제안한다.

베른트 크라머 지음 | 이은미 옮김 | 추수밭



익숙한 통념을 뒤집는 100편의 인문학 이야기



섬타임즈 제공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작은 사실에서 인간과 사회를 이해할 단서를 찾는 인문 교양서 '더 사소한 것들의 인문학'이 출간됐다.

'사소한 것들의 인문학'의 후속작으로, 조이엘 작가는 역사와 철학, 종교, 문학, 과학, 정치, 심리학을 넘나들며 익숙한 통념과 판단을 다시 들여다본다.

책에는 까마귀와 견우직녀, '소학', 인공지능(AI), 로또 등 일상적인 소재에서 출발한 100편의 이야기가 담겼다. 각각의 글은 독립적으로 읽히면서도 과거의 사건과 오늘의 사회 문제를 연결하는 하나의 지적 지도를 이룬다.

저자는 인간이 인과관계를 쉽게 착각하고, 반복되는 사회 문제를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과정을 짚는다. 사과를 매일 먹는 사람의 건강, 로또 명당, 이민자와 범죄, 마시멜로 효과 등 널리 알려진 사례를 통해 통계와 믿음 사이의 오류를 살펴본다.

능력주의와 교육 문제도 다룬다. 어린 시절부터 경쟁에서 뒤처졌다고 느끼는 아이들이 실패와 열등감을 자신의 책임으로 받아들이는 현실을 지적하며, 공정하다는 평가 기준이 반드시 정의로운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책은 인문학을 지식을 쌓는 공부보다 무엇을 믿고 어떻게 판단할지를 결정하는 기준을 만드는 과정으로 바라본다. 정보가 넘치지만 판단의 기준은 흔들리는 시대에, 보이지 않던 작은 사실을 끝까지 들여다보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조이엘 지음 | 섬타임즈


망각·잡담·여백으로 기르는 '스스로 생각하는 힘'



알에이치코리아 제공

인공지능(AI)과 콘텐츠가 답을 대신 내놓는 시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은 어떻게 기를 수 있을까.

일본의 지성인 도야마 시게히코의 '생각에도 산책이 필요하다'는 생각과 발상에 관한 12가지 화두를 통해 일상에서 사고를 깊게 만드는 방법을 들려준다.

저자는 생각이 책상 앞에서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산책하고 쉬고 잡담을 나누거나 딴생각하는 동안 머릿속이 비워지고, 그 빈자리에서 새로운 발상이 자란다는 것이다.

특히 망각을 사고의 적이 아닌 축복으로 바라본다. 불필요한 기억을 내려놓아야 새로운 생각이 들어설 자리가 생기며, 아이디어는 조급하게 붙잡기보다 일정 시간 '재워둘' 때 온전한 형태로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좋은 책을 끝까지 읽는 것보다 한창 재미있을 때 덮어보라는 조언도 눈길을 끈다. 이후의 내용을 스스로 상상하는 과정에서 남의 생각을 받아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자기 방식으로 사고를 확장할 수 있다는 이유다.

잡담과 놀이의 가치도 강조한다. 뜻이 맞는 사람과 가볍게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미완성의 생각이 자라날 수 있으며, 지나치게 엄숙한 태도보다 느슨하고 자유로운 분위기가 창의성을 돕는다고 말한다.

책은 생각하는 힘을 거창한 훈련보다 일상의 작은 습관으로 본다. 많이 읽고 듣는 것보다 한 번 더 곱씹고, 채우기보다 비우며, 빠르게 결론 내리기보다 천천히 숙성시키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1974년 처음 출간된 이 책은 아흔을 넘어서도 사유와 글쓰기를 멈추지 않았던 저자의 오랜 경험을 담았다. 답이 넘쳐나는 시대에 자기만의 판단과 시각을 지키는 법을 다시 묻는다.

도야마 시게히코 지음 | 지소연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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