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통합에 '삼전닉스'까지 패싱?…'낙동강 오리알' 된 대구·경북

TK 반도체 팹 '물거품'…호남·충청과 달리 영남 반도체 투자 금액 제시 X
삼성, 구미 로봇·AIDC 투자 재탕?…SK는 AIDC 투자 '검토'
올해 TK통합 무산·'삼전닉스'까지 잇따라 패싱 논란
전문가 "2차 공공기관 이전도 놓치지 않으려면 TK 정치권 뭉쳐야"

연합뉴스

대구·경북이 1500조 원 규모의 정부와 대기업 합동 신규 투자에서 사실상 소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만 해도 TK행정통합이 무산되고, 반도체 투자에서까지 잇따라 홀대 받으면서 지역 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30일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정부와 삼성·SK 총수가 발표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에서 대구·경북 지역에 대한 반도체 투자 강조는 구색 맞추기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발표회에서 반도체 전공정 거점은 수도권과 서남권, 후공정(패키징) 거점 충청권, 반도체 소부장 거점으로 동남·대경권으로 삼는 반도체 구상이 공개됐다.

그러나 서남권(800조 원)·충청권(156조 원)과 달리, 영남에는 반도체 투자에 대한 구체적인 금액이 제시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대경권 반도체 소부장 거점 투자에 대해 2023년 반도체 소부장 특화단지 지정, 지난해 남부권 반도체벨트 구상 등 이미 진행 중인 사업을 '재탕'하는 성격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이문희 경북연구원 연구위원(경제산업연구실)은 "구미는 지난해 소재 부품 핵심거점으로 조성하겠다고 이미 작년 연말에 발표했다"라면서 "반도체 전공정 팹이 호남으로 간 이상 새로운 게 없다"고 평가했다.

3대 투자의 또 다른 축인 로봇과 AI 데이터센터도 반도체와 마찬가지로 신규 투자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발표회에서 '구미는 삼성 사내 AI 데이터센터를 조성하고, 로봇 거점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구미시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는 이미 올해 초에 구미시와 삼성SDS 간 협약을 체결했다"면서 로봇 거점 계획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기간과 금액, 구상을 짜놓은 게 아니지 않느냐"라면서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SK 역시 대경권 AI 데이터센터 투자를 확정 짓는 대신, 추가 입지를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상북도 제공

이렇게 TK 소외론이 불거지자 올해 TK 행정통합 좌초부터 시작된 대구 경북 지역에 대한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지역 국회의원 등 정치권이 행정통합과 반도체 투자 등 중량감 있는 사안에서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TK 패싱 우려'에 예상되는데도 단일대오를 갖춰 선제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이미 대세가 기운 이후에 '사후약방문' 식으로 뒤늦게 대응해왔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있을 2차 공공기관 이전 등 국정과제에서 대구·경북이 더 이상의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지역 정치권이 긴장감을 가지고 선제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하혜수 경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행정통합, 반도체 투자의 경우도 특정 지역에 몰리는데 2차 공공기관 이전 등 다른 국정과제에서 똑같은 양상이 재현되지 않을 보장이 있느냐"라면서 "지역 정치권이 안이하게 대응한 측면이 있다. 지금이라도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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