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국가의 통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환율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일본 NHK 방송은 30일 오전 10시 12분쯤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시세가 162.28까지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엔화 가치는 플라자 합의 직후인 1986년 12월 이후 40여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지난 2024년 7월 기록한 심리적 방어선인 161.96엔마저 깨진 것이다.
또 블룸버그 통신은 30일 미국 달러화 대비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환율이 지난 3월 말부터 이달 중순까지 계속해서 상승하며 루피아화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루피아화 가치는 중동 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올해에만 8% 가까이 하락했고, 6%가량 떨어진 인도 루피화를 제치고 아시아에서 가장 부진한 통화로 기록됐다.
중동산 수입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태국의 밧화와 필리핀의 페소화 가치도 올해 들어 상당한 내림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달러 대비 태국 밧화 가치는 연초부터 이날까지 5.2% 떨어졌으며, 필리핀 페소화 가치도 같은 기간 3.7% 내렸다.
이들 국가도 중동 전쟁 이후 유가 급등에 따른 에너지 수입 비용 급증으로 경상수지 악화와 외화 유출 우려에 시달리고 있다.
다만 태국 대형 증권사 이노베스트X 증권은 "현재 국가별로 경제 상황이 달라서 이번 동남아 통화 약세는 '관리 가능한 국지적 스트레스'로 보인다"며 "지난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와 같은 상황으로 번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