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후 고개를 숙인 '캡틴' 손흥민(LAFC)이 2027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출전할지 이목이 쏠린다.
홍명보 감독이 이끈 축구 대표팀은 3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토너먼트에 진출했다면 지난 29일 캐나다와 월드컵 32강전을 치러야 했으나,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며 조기 귀국길에 올랐다.
한국은 지난 12일 체코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두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하지만 19일 멕시코전(0-1 패)과 25일 남아프리카공화국전(0-1 패)에서 연달아 덜미를 잡혔다.
1승 2패를 기록한 한국은 조 3위 상위 8개국에 주어지는 토너먼트 진출권을 노렸으나, 끝내 32강행 티켓을 따내지 못했다. '상대적 약체'로 꼽힌 남아공과의 최종전에서 무승부만 거뒀어도 조 2위로 32강에 올라 캐나다를 만날 수 있었기에 아쉬움은 더욱 컸다.
이번 대회 결과에 책임을 지고 사임한 홍 전 감독 등이 귀국한 날, 손흥민은 개인 SNS를 통해 심경을 전했다. 그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현실을 피하고 싶지 않다"며 "가장 먼저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과 축구를 사랑해 주시는 팬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지금도 이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면서 "나보다 훨씬 더 큰 실망과 상처를 안고 계실 팬분들을 생각하면 제 마음을 이야기하는 것조차 조심스럽지만, 팬분들이 느끼시는 마음도 내 마음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는 손흥민의 '라스트 댄스'로 큰 기대를 모았으나, 그는 단 하나의 공격 포인트도 올리지 못한 채 개인 통산 네 번째 월드컵을 마쳤다. 1차전 체코전과 2차전 멕시코전에서는 선발 출전했으나 침묵한 뒤 후반전에 오현규(베식타시)와 교체됐고, 3차전 남아공전에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 투입됐지만 반전을 만들지 못했다.
1992년생으로 30대 중반에 접어든 손흥민이 태극마크를 내려놓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으나, 선수의 의지는 확고했다. 손흥민은 "말로 다 표현하기보다 국민 여러분과 축구 팬분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도록 다시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다시 즐거움을 드릴 수 있도록 죽기 살기로 달려보겠다. 팬분들이 나를 찾으실 때까지, 나를 필요로 하실 때까지 내 모든 것을 쏟아부어 다시 잘 준비하겠다"고 밝혀 국가대표 생활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대표팀은 이제 당장 내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을 준비해야 한다. 월드컵은 허무하게 막을 내렸지만, 1960년 이후 60년 넘게 정상에 오르지 못한 아시안컵은 분위기를 반전할 기회다. 손흥민이 주장으로서 아시안컵 무관의 사슬을 끊어낸다면 국가대표 커리어의 대미를 아름답게 장식할 수 있다.
손흥민은 "선수들에게 많은 비판과 상처를 주기보다는 따뜻한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다시 뛰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한편 한국은 이번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에서 아랍에미리트(UAE), 베트남, 예멘과 경쟁한다. 대표팀은 2027년 1월 10일 예멘과의 첫 경기를 시작으로 15일 베트남, 20일 UAE를 차례로 상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