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고교야구대회 경기 중 배재고등학교 야구부 학생들이 광주제일고등학교(이하 광주일고)를 상대로 5·18민주화운동과 광주 지역을 조롱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부적절한 응원 구호를 사용한 데에 대해 지역사회로부터 공분을 사고 있다.
배재고 야구부 일부 선수들은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광주일고와 경기에서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구호를 상대 더그아웃을 향해 외쳐 5·18민주화운동을 조롱한 스타벅스의 이른바 '탱크데이' 프로모션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5·18과 광주 비하를 연상케 하는 응원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이와 관련해 광주일고 측은 30일 대한 야구소프트볼 협회를 항의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이규연 교장은 "배재고 야구부원의 지역 비하성 응원은 지역을 넘어서 야구를 사랑하는 많은 분에게 큰 실망을 주는 행위이자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사라진 비도덕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교장은 " "대한 야구소프트볼 협회에서 주관하는 모든 대회에서 경기 전이나 경기 중, 경기 후 상대방을 조롱하거나 비하하는 일체의 응원이나 표현을 금지해 주기 바란다"라고 요구했다. 또, "선수들과 지도자는 물론 학부모, 관중들에게도 상대방을 비하하는 응원 금지를 교육해 주고 이를 위반한 선수와 지도자들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조처를 해주기 바란다"라고 촉구했다.
광주일고 총동창회도 "이번 사태를 단순히 특정 학교의 일탈로 치부할 수 없다"라면서 교육의 본질 회복을 위해 △배재고 책임자에 대한 합당한 조처 △대한 야구소프트볼 협회와 교육 당국의 조직적 방조 문화 근절 △'성숙한 시민 교육' 복원 등을 촉구했다.
광주시교육청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5·18민주화운동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소중한 역사이며, 광주 시민의 아픔과 희생 위에 세워진 공동의 기억이다. 이를 희화화하거나 특정 지역을 비하하는 표현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으며, 특히 교육적 가치와 스포츠정신이 존중돼야 할 학생 경기 현장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더욱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라고 밝혔다.
전라남도교육청도 "지난 5월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 마케팅으로 국민적 공분이 일어난 지 불과 50여 일 만에 이번 일이 벌어져 참담하고 안타까운 마음이다"라면서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교육 현장은 물론 학생 선수단, 학부모 등 희망하는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역사 교육을 추진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5·18기념재단과 5·18 공법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배재고 야구부의 야만적인 구호를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배재고와 야구부, 대회 주관사, 대한 야구소프트볼 협회, 교육 당국에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한다"라고 밝혔다.
김대중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감 당선인은 지난 29일 고교야구 전국대회에서 서울 배재고 학생들이 지역 비하를 연상케 하는 응원을 한 것과 관련, 깊은 유감을 표하며 올바른 역사교육 강화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 당선인은 특히 "당시 경기가 온라인 생중계되는 상황이었는데도, 학생들이 광주 5·18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아픔을 희화화하고 조롱하는 듯한 언행을 했다"며 "이는 결코 용납될 수 없는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김 당선인은 아울러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교육 현장은 물론 학생 선수단과 학부모 등 희망하는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역사 교육을 확대하고, 올바른 역사 인식과 상호 존중의 문화를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광주전남 특별시 교사 노조도 "5·18정신을 조롱하는 응원을 펼쳐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주고 있다"면서 "배재고는 당장 광주를 찾아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교사노조는 이어 "서울시교육청과 교육부 역시 이번 사태를 매우 심각하게 인식하고, 교육 현장에서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할 때이다. 아울러 전남광주특별시교육청 또한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여 이번 사태를 엄하게 꾸짖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