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이 북한군 포로의 송환 문제를 두고 국제인도법을 존중한다는 원칙에서 공감대를 이뤘다. 다만 우크라이나 당국은 다른 나라 포로의 교환 문제 등을 고려하며 북한군 포로의 한국행 결정에 신중을 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 외교부장관은 30일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교장관과 회담을 갖고 양국 현안과 지역 정세를 협의했다.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의 방한은 11년만이자,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이다.
이날 가장 이목이 집중된 의제는 북한군 포로들의 송환 문제다. 앞서 지난해 1월 러시아 쿠르스크에 파병됐다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은 여러 차례 한국으로 귀순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왔다.
시비하 장관은 회담을 마친 뒤 X를 통해 "북한 전쟁포로 문제에 대해 상세히 논의했다"며 "국제인도법에 따라 어떻게 대응할지 알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 박일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 북한군 포로가 한국행을 원하고 있는 것은 변함이 없다"며 "한국행이 결정될 경우 국내법 관련 절차에 따라 진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양국 외교당국은 지난 3월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7개국(G7) 외교장관회담 등 여러 차례의 고위급 접촉에서 북한군 포로 송환에 대한 논의를 이어왔다.
특히 우리 정부는 북한군 포로들이 한국행을 명확히 원하고 있으며, 국제법과 인도주의적 원칙을 기반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설득 작업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네바 협약에 따라 전쟁포로는 본국 송환이 원칙이지만, 이들처럼 자국 송환시 기본권 침해와 실질적 위협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 '불송환 원칙'의 예외를 둔다.
우크라이나 당국 또한 북한군 포로를 그들의 의사에 반해 본국으로 강제송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전쟁이 지속되고 있고, 러시아와의 포로 교환 협상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송환을 최종 결정하는 데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회담에서는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 협력 문제와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 협력 등도 논의됐다.
방한 기간 비무장지대(DMZ)를 찾은 시비하 장관은 X에 "한국의 DMZ에 서 있으니 세계 안보가 연결됐다는 게 매우 분명해진다"며 "평양과 모스크바의 위험한 행동으로 인해 이 역사적인 선(휴전선)은 이제 우크라이나에 있는 우리의 전선과도 물리적으로 연결됐다"고 적었다. 북러의 군사협력을 강하게 비판하며 한국과 우크라이나가 협력해야 한다는 취지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