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與심장부' 찾아 반도체 역설…지지율·당심 다 잡나[영상]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1천조원대 반도체 관련 투자계획을 발표한 기업인들에게 '90도 인사'를 했던 이재명 대통령이, 이 계획을 들고 더불어민주당의 발원지격인 호남을 찾았다.
 
지방선거 이후 지속되고 있는 지지율 하락세를 끊음은 물론, 50여일 뒤로 다가온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심 잡기에도 나섰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연이틀 국민보고회 나선 李대통령…기업과 호남정치권에 사의


이 대통령은 30일 광주광역시에서 진행된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 직접 참석했다.
 
전날 청와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날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대신 삼성전자에서는 전영현 부회장이, SK에서는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가 발표에 나섰다.
 
각 지역별 투자 규모 등 주요 내용이 이미 공개됐고, 전날 행사에 참석해 두 기업인에게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던 이 대통령이지만 이날 행사에 또 다시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삼성과 SK를 비롯해, 이날 투자계획을 발표한 엠코코리아 등을 향해 "오늘 서남권 투자는 기업인들이 결단해 주신 것"이라며 "우리 국민을 대표해서, 특히 호남에 거주하시는 국민들을 대신해서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거듭 사의를 전했다.
 
아울러 전남·광주 간 광역자치단체 통합에 합의한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에게 "전남·광주의 새로운 가능성을 위해 과감하게 통합의 결단을 해 주셨다"며 "이것이 사실 투자 결정을 이끌어낸 주요 동인이 됐다"고 높이 평가했다.
 

"얼마나 서럽고 슬펐겠나…민주주의에도 호남 노력" 극찬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의 호남을 향한 마음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준비한 축사를 펴보지도 않은 채 즉석에서 18분 동안 이번 투자에 있어 광주를 비롯한 호남이 얼마나 적합한지, 또 얼마나 자격이 있는 지역인지를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슬픈 역사가 새로운 기회가 된 측면이 있다"며 "용수, 전력, 용지, 인프라까지 포함해 호남 지역, 특히 광주·전남 지역이 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지역이 됐다고 말했다.
 
개발도상국 시절 수도권에, 또 영남에 밀려 소외됐던 탓에 타지역 대비 땅값이 싸고, 관리할 수 있는 수자원이 많으며,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공급이 가능해진 것이 이번 반도체 시설 유치에 도움이 된,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졌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동서 간에 엄청난 차별과 격차가 발생했다. 얼마나 서럽고, 외롭고, 슬펐겠나, 그 긴 시간을"이라고 위로에 나섬은 물론, "민주주의를 만들고 지켜오고, 지금의 세계가 부러워하는 모범적 민주국가로 발돋움하게 된 것은 많은 국민들의 노력의 결과이지만, 그중에서도 호남의 노력이 매우 컸다"며 5·18민주화운동을 비롯한 호남의 민주주의 관련 발자취를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투자효과 기대·호남 챙기기로 지지율·당심 모두 노린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기업 투자계획 발표 후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같은 이 대통령의 호남 챙기기 행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지지율과 당심,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투톱인 삼성과 SK의 4700조원대 투자 발표를 청와대에서 하도록 하고, 이번 투자의 수혜 지역을 직접 방문함으로써 빠른 파급 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줌으로써, 국정운영 전반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려는 행보라는 것이다.
 
이 대통령의 서남권 투자유치와 광주행은 최근 전당대회를 앞두고 심화되고 있는 여권 내 갈등의 완화 효과 또한 기대케 하고 있다.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을 확실하게 챙김으로써 자신을 향한 당내 구심력을 재확인, '친명 대 반명' 같은 대결 프레임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광주 방문은 이미 예정돼 있던 일정이고, 반도체 관련 비수도권 투자유치 또한 국익이 무엇인지에만 중점을 맞춘 것"이라면서도 "미래 먹거리에 대한 좋은 비전을 제시한 만큼 국민들과 당원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