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위기 안온다' 했지만…어느새 1560원 위협하는 환율

5.5원 오른 1554.9원…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계속되는 달러화 강세에 엔화 가치까지 크게 떨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1일 장중 한때 1560원을 위협하는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5.5원 오른 1554.9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주간 거래 종가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5일(1568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0.4원 오른 1549.8원에 거래를 시작한 환율은 개장 직후 소폭 하락했다가 오전 한때 1559.2원으로 1560원을 위협하기도 했다.
 
환율이 이렇게 치솟는 것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엔화 가치까지 4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원화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엔화와 동조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전날 엔·달러 환율은 1986년 12월(158~163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오르며 162엔을 돌파한 데 이어,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162.701엔을 기록했다.
 
일본 외환당국이 구두 개입에 나섰지만 상승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1560원대 진입 가능성…외환시장 '경계감'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1560원대 진입 가능성까지 제기되자 외환시장의 경계감은 커지는 모습이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약달러 변곡점이 뚜렷하게 형성되기 전까지는 대내적인 수급 부담이 지속되며 1500원대 흐름이 불가피하다"며 "전고점 1560원을 돌파할 경우에는 마땅한 저항성을 특정하기 어려운 만큼 1600원까지는 상단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시장의 진단에도 한국은행은 대외건전성 지표와 경상수지 흑자 등을 근거로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부족하지 않아 과거와 같은 위기 상황이 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한은은 최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의 서면 질의에 "현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수준은 대외충격에 대한 완충 역할을 하는 데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환율이 1550원 선을 넘어 1560원 선까지 급등하는 상황에서 외환보유액이 충분하다는 설명만으로는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더구나 한은이 충분하다고 강조하는 외환보유액도 최근 감소하고 있다.
 
지난 5월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269억 9천만달러로 한 달 전보다 8억 8천만달러 줄었다.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거래 등 시장안정화 조치의 결과다.
 
시장에서는 고환율 장기화가 물가와 내수 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한은이 이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과 대응 메시지를 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