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을 앞두면 손님이 줄어야 하는데, 올해는 러브버그 때문에 일부러 세차하러 오는 손님이 많아요."
지난달 30일 찾은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한 셀프세차장. 평일 낮 시간임에도 세차 부스 절반가량이 차량으로 채워져 있었다. 이용객들은 고압수로 차량 본네트와 범퍼, 앞유리에 빼곡히 붙은 러브버그 사체를 씻어내느라 분주했다.
차량을 세차하던 김모(38) 씨는 "하루만 운행해도 차 앞부분이 벌레로 뒤덮인다"며 "예전에는 비 온 뒤에만 세차했는데 요즘은 러브버그 때문에 일부러 세차장을 찾는다"고 말했다.
세차장 업주는 "원래 장마철을 앞두면 손님이 줄어드는 시기인데 올해는 오히려 평소보다 이용객이 많다"며 "벌레가 잔뜩 붙은 차량이 계속 들어온다"고 말했다.
러브버그 특수는 방충망 업체에도 이어지고 있다.
한 방충망 설치업체 관계자는 "원래도 여름이면 방충망 교체 문의가 늘어나지만 올해는 러브버그 영향까지 겹치면서 예약 문의가 평소보다 크게 늘었다"며 "당분간은 예약 일정을 맞추기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야외 자리가 텅 비었어요"…테라스 카페는 울상
반면 야외 영업 비중이 높은 카페와 음식점은 러브버그 때문에 울상을 짓고 있다.
이날 찾은 성남시 분당구의 한 카페는 실내 20여 석이 대부분 손님으로 채워진 반면 10여 석 규모의 야외 테라스는 비어 있었다.
카페 업주는 "최근 러브버그가 부쩍 늘면서 야외 테이블에서도 자주 보인다"며 "예전에는 실내가 만석이면 자연스럽게 야외 자리도 손님이 찼는데 요즘은 야외를 찾는 손님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혹시라도 러브버그가 실내까지 들어오지 않을까 계속 신경이 쓰인다"며 "문을 열어놓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야외 테이블을 운영하는 인근 호프집들도 저녁 시간 조명 주변으로 러브버그가 대거 몰리자 아예 야외 테이블을 치우거나 운영을 중단했다.
이로 인해 야외에서 식사나 술자리를 즐기려던 손님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여름철 성수기를 앞두고 매출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호프집 사장 강모(53) 씨는 "해가 지고 조명을 켜면 러브버그가 몰려 손님들이 불편해한다"며 "야외 테이블이 장점이었는데 지금은 운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야외에서 술 한잔하려던 손님들이 발길을 돌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수도권 서북부 넘어 경기남부까지…지자체도 방제 총력
러브버그는 지난해 서울 은평구와 서대문구, 고양시 등 수도권 서북부를 중심으로 대량 발생했지만, 올해는 서울 전역은 물론 수원·안양·군포 등 경기 남부권에서도 목격 사례가 잇따르며 활동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확산세가 이어지자 지자체들도 대응에 나섰다.
수원시는 최근 '러브버그 현장대응반'을 구성해 산림과 공원, 도시녹지, 민원 다발지역을 중심으로 살수차를 활용한 고압살수 방식의 친환경 방제를 시작했다. 유인물질 포집기와 끈끈이 트랩을 설치하고 시민들에게 대응 요령도 안내하고 있다.
군포시는 살충기 258대를 활용한 방제와 함께 친환경 유인물질 포집기 약 200대를 수리산 일대와 주요 공원 등에 설치했고, 안양시는 관악산 일대에 친환경 미생물 방제제를 살포하고 유인 포집기를 설치하는 등 선제 대응에 나섰다.
복수의 지자체 관계자는 "러브버그는 사람을 물거나 질병을 옮기지 않는 익충이지만 특정 시기에 대량 발생하면 시민들의 불편이 커질 수 있다"며 "생태계를 고려해 화학 약품 사용을 최소화한 친환경 방제를 중심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민원이 집중되는 지역을 우선 관리해 시민 불편을 줄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