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상장 과정에서 한국 개인 투자자들이 공모주를 한 주도 배정받지 못한 사태와 관련해 미래에셋증권의 주문 누락이 원인이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미래에셋증권은 해당 내용을 다룬 기사에 대해 "악의적 기사"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있어 금융감독원의 검사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장검사 나선 금감원, 기간 연장 고심 중
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스페이스X 0주 배정과 관련해 진행 중인 현장검사를 이번 달 초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투자자 보호는 물론 공모주 배정 무산 전 과정에 대해 전방위적인 검사가 진행되는 만큼 시한 연장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금융당국 관계자는 "해당 조사를 진행하는 팀에서 검사 연장을 요청할 경우 필요에 따라 결정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0주 배정'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어떻게 일어났는지 경위 파악과 함께 이 과정에서 미래에셋증권이 과도한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끼쳤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다.
앞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열린 월례 기자간담회에서 스페이스X 공모주 0주 배정 사태에 대해 "당연히 배정될 것으로 생각했다"며 "이런 사태는 생각도 못 했다"고 황당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어 "대표 주관사의 의사소통 등이 영향을 미친 건지, 아니면 또 다른 것이 있는지 검사를 해봐야지 알 수 있는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투자자 입장에서 차라리 청약을 안 했으면 (상장) 첫날 주식을 살 수 있는데 돈이 다 묶여 있던 상태"라며 "재발 방지를 위해 검사 결과를 공유하겠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통신 "소통 오류로 주문 접수 안 돼"
이와 관련해 최근 한 해외 언론에서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의 소통 오류로 실제 주문이 접수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미래에셋증권측은 "주문 누락은 사실무근"이라며 법적 대응까지 예고하며 진실 공방이 벌어졌다.블룸버그통신은 30일(현지시간)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미래에셋증권이 스페이스X IPO 과정에서 투자자 관심 표시(IoI)를 실제 주문으로 오인해 최종 주문을 제출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증권측은 입장문을 내고 "대표주관사단의 공식의견이 아닌 확인되지 않은 출처를 인용한 악의적인 기사"라며 " 당사의 잘못된 이해나 소통 오류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미래에셋증권은 6월 초 대표주관단이 안내해 주는 절차에 따라 6월 5~10일까지의 기간 동안 한국에서 사모배정방식을 전제로 한 청약절차를 통해 투자자들로부터 모집한 11억 4천 불을 대표주관사가 안내한 시스템을 통해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안내를 제공한 대표주관사로부터 공식 확인까지 받았다는 게 미래에셋의 주장이다. 관계자는 "주관사인 골드만삭스로부터 확인 메일까지 받았다"며 "6월에 별도로 실제 주문을 내지 않았다는 기사 내용은 명백히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제대로 청약"에도 0주 미스터리, 핵심은 증거금?
미래에셋이 주문을 정상 제출했다고 주장하고는 있지만 23개 인수단 중 유일하게 단 한 주도 배정받지 못한 이유는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미래에셋증권은 물량 배정에 실패했지만, 국민연금과 한국투자공사(KIC),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직접 현지 IPO를 통해 스페이스X 공모주 물량을 배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 주관사인 골드만삭스는 현재까지 '0주 사태'에 대해 이렇다할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글로벌 IPO 배정 구조에서 대표주관사의 권한이 막강한 데다가 청약증거금 액수에서 일본에게 밀린 것 아니냐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과 비교했을 때 일본은 청약 증거금을 100조 입금했는데 비해 한국은 기관까지 합해 7조가량으로 알고 있다"며 "금액에서 너무 많이 밀리면서 청약이 무산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블룸버그 통신 기사에서 언급한 '6월 주문 누락'과 관련해 미래에셋증권의 내부 주문 기록과 골드만삭스와 주고받은 이메일, 청약 시스템에 접근한 기록 등을 증거로 살펴보고 사실 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