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출범과 함께 의장 권한의 범위와 책임성을 둘러싼 문제 제기가 나오고 있다.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 이후 의장의 권한이 확대된 가운데 의회 청사와 의회 운영 방향 등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면서 전국 최초 통합 광역의회에 걸맞은 견제 장치와 권한 행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2022년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 이후 광역의회 의장은 의회사무처 인사권과 조직 운영권, 의회 운영 전반에 대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통합특별시 출범 이후에는 조직 재편과 인사 문제 등이 더해지면서 의장의 역할과 영향력도 한층 커졌다.
반면 단체장은 주민 직선으로 선출된다.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고 시민들의 선택을 받는 만큼 행정 전반에 대한 정치적 책임도 직접 진다. 의장은 의원들의 선거를 통해 선출되는 간접 선출직이다.
국회의 경우도 국회의장이 국회의원들의 선거를 통해 선출되지만 여야 교섭단체와 원내대표, 상임위원회 구조가 견제 장치로 작동한다. 국가 단위 정치 시스템 안에서 권한이 분산돼 있고 여야 간 협상과 조정 과정이 상시적으로 이뤄진다.
반면 지방의회는 다수당 구조가 강하고 교섭단체 기능도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특히 광주나 대구처럼 특정 정당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지역에서는 의장 권한이 더욱 크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진보당 윤민호 의원은 현재 통합의회 운영 과정이 다수당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의회는 시민의 대표기관인데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독주하게 되면 시민의 대의기구라기보다 민주당만의 기구로 전락할 수 있다"며 "치열한 토론과 협치가 가능한 제도와 문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의회 운영과 관련한 정보도 의원들에게 충분히 공개되지 않고 통보받는 느낌이 있다"며 "의장의 선의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제도적으로 권한이 투명하게 행사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대표성을 가진 의원들과 먼저 협의하고 합의가 어렵다면 시민 의견을 모으는 절차까지 고민해야 한다"며 "의원들과 어떤 상의도 없이 의장이 방향을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국회의장도 국회 이전 독단 결정 못해"
최영태 전남대 명예교수는 의회 청사와 주청사 문제를 개별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최 교수는 "국회를 세종시로 이전하는 문제를 국회의장이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라며 "주청사와 의회 청사 문제 역시 특정 정치인이나 특정 기관이 일방적으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주청사와 교육청, 의회 청사, 공공기관 이전 등을 함께 테이블에 올려놓고 통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하나를 결정할 때마다 반발이 반복되면 통합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설령 결과가 같더라도 일방적 결정과 공론화를 거친 결정은 수용성이 완전히 다르다"며 "통합의 성패는 갈등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갈등을 최소화하는 데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특히 지역 정치권의 역할도 언급했다.
그는 "시의원들은 지역구를 기반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지역 이해관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통합 과정에서 정치권이 갈등을 증폭시키지 않고 통합의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권한보다 절제와 중립성
통합특별시 출범 이후 광주와 전남의 균형발전 문제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면서 의장의 발언과 판단이 지역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최근 의회 청사 기능을 둘러싼 논의 과정에서도 의장의 역할과 발언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청사 문제는 특정 기관이나 개인이 단독으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라 집행부와 의회, 시민사회가 함께 논의해야 할 통합 과제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국 최초의 통합 광역의회라는 상징성만큼이나 의장 역시 특정 지역이나 정치적 이해관계를 넘어 통합과 균형의 상징이 돼야 한다는 요구도 커지고 있다. 특히 막강한 권한이 부여된 통합의회 의장일수록 권한의 행사보다 절제와 중립성이 더욱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