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흔들 '수' 있다!"는 신진서, 드디어 4억 건 '세기의 승부'

10년 만의 '人 vs AI'…세계 바둑팬 관심 집중
승산은?…최소 1승 vs 승리 쉽지 않다

 
지난 4월 29일 개최된 '알파고의 아버지'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와 신진서의 특별 대국에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동규기자

"AI 흔들 '수' 있다!"
 
이세돌과 알파고(AlphaGo)의 대국(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이후 10년 만에 또다시 바둑 인공지능(AI)과 인간의 역사적인 바둑 전쟁이 펼쳐진다. AI와 맞설 인간은 '신공지능' 신진서 9단이다.
 
2일 한국기원에 따르면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 10주년을 기념해 오는 17~21일 '세계 바둑 1인자' 신진서와 AI 카타고(KataGo)의 3번기 대국(기신전)을 개최한다. 대결 1국은 17일에 열린다. 2·3국은 19일과 21일 각각 진행될 예정이다. 대국은 바둑TV 등에서 생중계한다.
 
10년 전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서는 이세돌이 알파고와 핸디캡 없이 호선(互先)으로 맞붙었지만, 이번 대결은 비약적으로 발전한 AI의 기력을 고려해 2점 접바둑으로 진행된다. '접바둑'은 실력 차이가 나는 상대에게 돌을 미리 몇 개 놓고 시작하는 바둑을 말한다.
 
신진서와 대결할 카타고는 현재 최고 수준의 기력을 자랑하는 오픈소스 프로그램이다. 알파고 이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바둑 AI다. 프로기사와 국가대표 선수들이 카타고를 실전 훈련에 사용하고 있다. 신의 창조물 중 가장 바둑을 잘 두는 인간과, 인간이 만든 기계 가운데 가장 바둑을 잘 두는 AI가 맞붙는 셈이다.

"AI는 늘 예상보다 강하다"


신진서 9단(사진 왼쪽)과 데미스 하사비스가 친필 사인을 한 바둑판을 들어보이고 있다. 동규기자

이번 대국의 최대 관심사 역시 신진서가 AI를 상대로 몇 승을 거둘 수 있느냐다. 그가 AI를 상대로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전 세계 바둑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점 접바둑' 방식인 점을 감안할 때 최소 1승을 전망하는 목소리부터, 업그레이드된 AI의 기력을 고려하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전망까지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CBS노컷뉴스의 관련 취재에 한국기원의 한 간부는 "신진서가 평소 AI를 상대로 두 점 접바둑을 둘 때 이기기도 지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승률 50%까지는 힘들어도, 1승 정도는 가져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한국기원 관계자는 "승리를 장담했던 이세돌도 AI의 기력에 많이 당황한 기억이 있다"며 "AI는 늘 예상보다 강하다. 1승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진서는 대국당 5천만 원씩 총 1억 5천만 원의 대국료를 받는다. 여기에다 1승당 5천만 원의 승리 수당이 추가된다. 또 2승 이상 달성 시에는 부상으로 고급 세단 제네시스 G90(9600만 원)을 받게 된다. 그가 3차례 모두 이겼을 경우 4억 원가량의 수익을 올리게 되는 셈이다.

 "인간 대표로서 이겨보도록 하겠다"


10년 전 AI의 창의성의 상징으로 여겨진 '37수'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는 데미스 하사비스(사진 왼쪽). 동규기자

전 세계 프로기사를 대표해 출격하는 신진서는 "지금은 인공지능을 호선으로 이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전제한 후 "격차를 줄일 수 있다면 의미 있는 일(대국)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인간 대표로서 최선을 다해 이겨보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신진서는 지난 4월 29일 알파고 개발자인 구글 딥마인드(GDM)의 하사비스 최고경영자(CEO)와의 만남 자리에서 "지금도 AI를 흔들 수 있는 수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며 "나 역시 그런 수를 둔 적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또 "(바둑 최강인) AI도 아직 바둑의 정답을 한참 알아내지 못하고 있다. 인간과 협력해 정답을 알아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사비스는 이날 "겁이 날 정도로 신진서의 파워가 느껴졌다"고 말하는 등 신진서의 발언에 공감했다.
 
한편 한국기원은 대국에 앞서 오는 14일 신진서의 기자회견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대국의 제한시간은 신진서에게 5시간에 30초 초읽기 1회가 주어진다. 카타고는 제한시간 없이 매 수 20초 안에 착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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