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대 간호사가 직장 내 괴롭힘인, 이른바 '태움'으로 숨진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입건 전 조사인 내사 단계에 착수했다. '태움'은 선배 간호사가 신임 간호사를 괴롭히며 가르치는 방식과 문화를 지칭하는 은어로 알려졌다.
경기남부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2일 20명 규모의 전담 수사팀을 구성해 해당 사건을 내사 중이라고 밝혔다.
전담팀은 광역범죄수사대장인 허태규 총경을 팀장으로, 수사팀 10명·의료 수사 담당 3명·피해자보호 2명·법률 지원·홍보·서무 등으로 꾸려졌다.
경찰은 이날 경기지방고용노동청 등에 태움 정황과 관련된 자료 공유를 요청한 상황이다. 경찰은 자료 검토 이후 숨진 간호사 A씨의 유족과 동료 등 진술 청취와 휴대전화 포렌식 등을 이어갈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4월 경기 광주의 한 병원을 그만둔 A씨는 퇴사 직후 노동 당국에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신고했다. 이후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는 사실을 일부 인정받았지만 가해자 3명 중 1명만 인정받았고, 병원 징계도 인정된 1명을 훈계하는 데 그쳤다.
퇴사 이후 우울증 치료를 받아오던 A씨는 가해자 모두가 여전히 근무 중이라는 소식을 듣게된 뒤 지난 달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이에 노동 당국이 병원 측에 시정을 지시했음에도 구체적인 시정 수위나 이행 여부가 병원 측의 자율 결정에 맡겨져 있다보니 피해자보호와 재발 방지 조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경찰의 신속한 내사 착수는 정부의 강력한 주문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인 1일 엑스(구 트위터)에 A씨의 사망 기사를 다룬 언론 보도를 업로드하고 "태움은 결코 정당화할 수 없는 끔찍한 폭력"이라며 엄단을 지시했다.
만약 A씨를 상대로 한 선배 간호사의 괴롭힘 정황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가해자들은 태움 유형에 따라 폭행·협박·강요·모욕·명예훼손 등의 혐의의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전담팀을 편성했으나 아직 자료 등을 확보하는 내사 단계"라며 자세한 수사 상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노동 당국인 경기지방고용노동청 등은 전날 근로감독에 착수했다. 당국은 태움 의혹과 전 직원을 상대로 추가 피해 여부 등 병원 전체 대상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한편 지난 2018년 또 다른 간호사의 태움 사망 사건 이후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강화됐지만, 현장에서는 보복 우려와 조직 문화 등의 이유로 신고가 쉽지 않아 악습이 반복되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 109 또는 자살예방 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