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를 폭행해 시신을 캐리어에 담아 버린 혐의로 기소된 조재복(26)이 사건 이전에도 장모와 아내를 지속적으로 폭행했다는 법정 진술이 나왔다.
특히 장모가 숨지기 직전 조 씨는 장모를 수천 번 때리는 등 심하게 폭행했다는 진술도 제기됐다.
대구지방법원 제13형사부(채희인 부장판사) 심리로 2일 열린 조 씨의 공판에서 조 씨의 아내이자 숨진 장모의 딸인 A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A 씨는 이날 증인 신문에서 "남편 조 씨가 지난 2월 18일 대구에서 장모와 함께 살기 시작한 때부터 수시로 장모를 폭행했다"며 "집 청소를 하지 않거나 큰소리를 냈다는 등의 이유로 때렸다"고 진술했다.
수사기관 조사에 따르면 조 씨는 장모가 숨진 전날인 지난 3월 17일에도 장모가 식사 중 음식물을 흘린다는 이유로 폭행을 시작했다.
심한 폭행으로 엄마의 상태가 좋지 않다고 판단한 아내 A 씨가 폭행을 막자 조 씨는 아내를 밀치며 폭행해 쓰러뜨린 뒤 다시 장모에 대한 폭행을 1시간 30분간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청소기 손잡이 봉으로도 폭행했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A 씨는 "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튿날인 18일 새벽 장모가 침대에서 용변을 보자 조 씨는 폭행으로 인해 거동이 불가능한 장모의 팔을 잡고 화장실로 끌고 가 또 폭행하기 시작했고 끝내 장모는 숨졌다.
또 조 씨는 자신의 폭행 사실이 드러날 수 있어 119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진술도 나왔다.
A 씨는 "엄마의 온몸에 멍이 들고 아무 반응이 없자 돌아가실 수도 있다는 생각에 호흡을 확인했다"며 "구급차를 부르자고 하니 조 씨는 '누가 때렸는지 물어볼까봐 구급차를 안 부른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조 씨가 화장실에서 장모를 폭행할 때 성인 남성이 상대방을 공격할 때의 심한 강도로 수천 번을 때렸다"고 말했다.
장모가 숨진 것을 안 조 씨는 심폐소생술을 하고 경찰에 신고는 하지 않은 채 시신을 캐리어에 담아 신천에 유기했다.
A 씨는 장모가 숨진 이후에도 조 씨가 자신에 대한 폭행을 계속했고 폭행 강도도 더 심해졌다고 말했다.
조 씨의 감금 혐의에 대해선 조 씨가 아내나 장모를 혼자서 외출하지 못하도록 하고 홈캠으로 감시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대구로 이사온 후 엄마와 한 차례 도망을 가려고 했지만 홈캠을 통해 조 씨에게 들킨 이후 도망을 가지 못했다"며 "조 씨는 '도망가다 잡히면 산 채로 땅을 파 묻어버린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이날 검찰은 조 씨가 아내와 장모에게 각각 100만 원의 서민금융대출을 받게 하고 친척 등에게 돈을 빌려오라고 지시한 내용 등의 증거를 제출했다.
채 재판장은 "살인죄는 동기가 매우 중요하다"며 "화가 나서 장모를 죽인 것과 돈이 엮인 건 또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 씨는 "아내와 장모의 통장은 허락을 받고 돈을 인출해 사용했다"며 "생계가 어려워 대출을 받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A 씨는 조 씨가 2인 가구 몫의 기초생활수급비를 받기 위해 자신에게 혼인 신고를 권유했다고 주장했다.
혼인 신고 이후 조 씨는 180도 변해 자신에게 욕설과 폭행을 했고 경산에서 대구로 이사와 함께 살게 된 장모에게도 폭행을 일삼았다고 진술했다.
특히 조 씨는 이사 당시 경산에서 대구까지 아내와 장모가 5시간을 걸어서 이동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마지막 진술에서 "조 씨가 무기징역을 받으면 좋겠고 이혼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A 씨의 아버지이자 숨진 피해자의 남편도 이날 법정에 출석해 "오늘 법정에서 처음 알게 된 내용들이 많다"며 "인간이 할 도리가 아니다. 엄벌로 다스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법원은 오는 23일 기일을 열고 검찰이 추가로 제출한 증거의 인부 절차를 진행하고 피고인에 대한 양형조사를 의뢰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