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 '차별 보고서'에…한미관계 다시 '쿠팡 리스크'

질문 받는 박일 외교부 대변인. 연합뉴스

한국 정부의 쿠팡에 대한 제재를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공격'으로 규정한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 보고서가 공개되며 한미관계에서 '쿠팡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미 연방 하원 법사위원회는 1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경쟁 차단 : 미국인 소유 기업에 대한 한국의 차별적 공격'이라는 제목으로 35쪽 분량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의 대부분은 쿠팡에 대한 한국의 차별적인 대우를 주장하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구체적으로 보고서는 "한국은 외국 기업에 대해 경제적으로 차별하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며 "이런 관행에는 강압적인 조사 전술, 지나치게 과도한 규제 요건, 그리고 미국 기업을 처벌하고 한국 기업과의 효과적 경쟁을 어렵게 하는 막대한 벌금과 과징금 등이 있다"는 쿠팡 측의 주장을 그대로 담았다.
 
반면 한국 정부의 소명이나 반론 등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외교부는 2일 공식 입장을 내고 "우리 정부는 그동안 미 법사위측과 소통을 하면서 우리 입장을 충실하게 설명해왔지만, 미 의회 법사위 보고서는 쿠팡측의 주장만을 일방적으로 반영하고 있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이어 해당 보고서의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며 "쿠팡에 대한 모든 조사 및 조치는 우리 국내법에 따라 적법하고 비차별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우리 정부는 국적에 관계없이 공정한 기업 활동을 보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같은 입장을 미 의회 및 행정부를 통해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 2월 해롤드 로저스 한국법인 임시대표가 미국 연방 하원에 출석해 한 비공개 증언을 토대로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향후 미국 의회에서 추가적인 보고서가 나오거나 청문회가 열릴 가능성 또한 배제하지 않고 있다. 
 
쿠팡의 전방위적인 로비로 인한 미국 의회의 한국 정부 압박은 다양하게 표출되고 있다. 지난 4월에도 미국 공화당 소속 의원 54명이 강경화 주미대사에게 미국 기업을 겨냥한 차별적 규제 조치를 중단하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당시 정부는 개별 의원실을 찾아 쟁점별 한국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고 서한에 답신을 보낸 바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는 노력을 당연히 다각적으로 지속하고 있지만 미국 기업이 차별적 대우를 받고 있다는 분위기가 미 의회 내에 강하게 형성돼 있는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연합뉴스

문제는 쿠팡 리스크가 한미 간 안보와 통상 합의에 미칠 영향이다. 앞서 올해 초 원자력잠수함 도입과 우라늄 농축 권한 확대 등 안보 협의 일정이 지연된 원인 중 하나로도 쿠팡 사태가 지목된다. 정부는 쿠팡 문제가 한미 안보 논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미측과 협의하는 동시에 이달 중 2차 안보협의 일정을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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