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테랑 내야수 강승호(32)가 부진과 불운을 딛고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강승호는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리그' 롯데와 홈 경기에 3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 1볼넷의 맹활약을 펼쳤다. 9번 타자 1루수로 결승 2점 홈런을 터뜨리며 8-3 승리를 이끌었다.
5회말 1사 2루에서 강승호는 호투하던 롯데 우완 선발 나균안을 무너뜨렸다. 3구째 시속 142km 컷 패스트볼 실투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0의 균형을 깬 비거리 130m 대형 아치였다.
강승호의 한 방은 두산 타선의 물꼬를 텄다. 김민석, 정수빈의 연속 안타 등으로 만든 2사 2, 3루에서 양의지가 우익수 오른쪽 2타점 2루타를 날려 4-0 리드를 만들었다.
앞선 실수를 만회한 활약이었다. 강승호는 3회말 무사 1루에서 번트 시도를 했지만 바운드된 타구가 헬멧을 맞으면서 아웃이 됐다. 이후 김민석의 안타가 터지면서 강승호의 번트 실패는 아쉬움으로 남았다.
하지만 강승호는 5회말 통렬한 홈런으로 아쉬움을 날렸다. 여기에 강승호는 6회말 볼넷으로 2득점의 징검다리 역할을 했고, 8회말에도 중전 안타에 득점까지 성공했다.
경기 후 강승호는 "내 번트 타구에 맞아서 아웃이 됐는데 참 올해 여러 가지로 잘 안 풀리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며 그동안의 마음 고생을 털어놨다. 2024년 타율 2할8푼 18홈런 81타점 커리어 하이를 찍은 강승호는 지난해 타율 2할3푼6리 8홈런 37타점에 그쳤고, 올해 부진으로 2번이나 2군으로 내려갔다.
더군다나 강승호는 전날 2-2로 맞선 9회말 2사 2, 3루에서 범타로 물러났다. 강승호는 "어제는 9회말 끝내기 찬스를 놓쳤고, 오늘 첫 타석에서도 번트를 실패해 경기가 어려워지는 것 같아서 마음이 무겁고 미안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결승포로 분위기를 바꿨다. 강승호는 "홈런으로 조금 마음이 가벼워졌고 기분이 좋았다"면서 "뒤에 양의지 형이 2타점 2루타를 쳐서 점수가 쭉쭉 더 나서 더 값진 홈런이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올해 힘든 상황에도 아내의 지지로 버티고 있다. 강승호는 "워낙 업다운이 심해 이런 상황이 낯설지는 않지만 안 좋을 때 힘든 건 똑같다"면서도 "야구가 안 될 때 나도 스스로를 못 믿는데 누군가 1명이 의심하지 않고 100% 나를 믿어준다는 것만으로도 큰 행복이고 큰 힘이 돼서 너무 감사하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빗맞은 안타나 홈런으로 기분이 달라지면 타격감도 올라올 수 있기 때문에 좋아질 일만 남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두산은 다즈 카메론을 방출하고 이날 유니오르 세베리노 영입을 발표했다. 외야 자원이 풍부한 가운데 외야수 카메론 대신 코너를 볼 수 있는, 특히 1루수가 필요하다는 김원형 감독의 판단이었다.
1루수로 나서고 있는 강승호로서는 입지가 줄어들 수도 있다. 이에 강승호는 "오늘 기사가 났는데 외국인이 오면 저기는 그 자리일 것"이라면서 "나는 어디가 될지 모르겠지만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