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어 "민희진, 뉴진스 라방→컴플렉스콘 기획…계약 파기 주도"[현장EN:]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연합뉴스

그룹 뉴진스(NewJeans)를 제작한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현 오케이레코즈 대표)가 뉴진스가 한 라이브 방송과 전속계약 해지 통보 기자회견 등을 직접 기획하고 실행해, 뉴진스의 어도어 전속계약 파기 및 새 전속계약을 적극적으로 유도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제31민사부(남인수 부장판사)는 2일 오후 3시 31분, 어도어가 그룹 뉴진스 전 멤버 다니엘과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현 오케이레코즈 대표), 다니엘 모친 모OO씨 3인에게 제기한 위약벌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 세 번째 변론기일을 열었다.

어도어 측 소송대리인은 "사실 (민 전 대표의) 채무불이행, 불법 행위는 사내이사 지위가 있느냐 없느냐 차이가 있을 뿐 그 전부터 그 후까지 일관되게 행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라며 △뉴진스 긴급 라이브 방송 △어도어에 보낼 전속계약 위반 행위 및 시정 조치 요구 내용증명 △전속계약 해지 선언 기자회견 등 전속계약 위반 행위는 물론 △홍콩 컴플렉스콘 △다니엘 화보 촬영 등 무단 연예 활동을 지시하고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2024년 9월 11일 이루어진 뉴진스의 라이브 방송 요지는 민 전 대표의 복귀와 제작과 경영을 총괄하는 기존 어도어 방침 복귀 두 가지였다. 어도어 측은 "2024년 9월 2일 자 녹취록을 보면 (민 전 대표가) 라이브 방송 강행을 요구하면서 자기도 방송 같이하려고 했는데 탬퍼링 문제 때문에 완전히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희진도 탬퍼링 논란을 인지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탬퍼링이란 전속계약이 유효한 상황에서 사전 접촉 등을 통해 계약 파기를 유도하는 등의 부당 유인 행위를 뜻한다. 민 전 대표는 지난해 하이브와의 주주간계약 해지 확인 소송 때 당사자로 출석해 뉴진스 라이브 방송 내용을 사전에 알았다고 했다. 단, "자기들(뉴진스)이 자기들 스스로를 위해서 하는 거지, 이게 목적이 저를 구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뉴진스도) 하이브로부터 피해를 받아서 그렇다"라는 입장을 폈다.

뉴진스가 내용증명을 준비하던 당시인 2024년 10월 20일 대화 내용을 증거로 제출한 어도어 측은, 민 전 대표가 뉴진스 부모들에게 전속계약 해지를 강행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때 민 전 대표는 '최악의 경우에도 부모들은 금전적 불이익을 받게 될 가능성이 없다' '1억 아끼려다가 더 큰 금액 잃는다' '하이브 소송 비용을 마련할 것' 등의 말로 설득했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2024년 9월 11일 뉴진스는 긴급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이때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의 복귀를 요구했다. 유튜브 캡처

이를 두고 어도어 측은 "민희진은 뉴진스 부모에게 소탐대실하지 말라면서 전속계약 소송 (관련) 직접적인 경제적 보상을 약속해서 계약 파기를 유인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당시 민희진은 (어도어) 사내이사였는데 사내이사 직위에서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그런 행동들을 하고 있다"라고 짚었다.

2025년 3월 7일 자 녹취록을 증거로 낸 어도어 측은 민 전 대표가 '(이 내용은) 시비 털릴 것 같은데 삭제하면 어떨까요' '채무자를 조롱하는 내용을 추가하면 어떨까요' 얘기하고 있다며 "뉴진스 멤버들 변호사의 전속계약 해지 가처분 구술변론을 직접 첨삭하면서 수정 사항을 요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왜 민희진은 이런 일을 하느냐. 실제로 자기 자신이 기획해서 제기한 소송이기 때문이라고 저희는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해 3월 27일 자 대화 내용을 근거로, 어도어 측은 전속계약 가처분에서 뉴진스가 진 후에도 민 대표는 민지와 다니엘 어머니에게 "어도어가 받을 수 없는" "어도어가 듣지(수용하지) 못할" 것을 요구하라고 주문했다고 전했다. '어차피 거절할 내용을 제안해서 어도어로 뉴진스가 못 돌아갈 명분을 쌓는 것'이라는 대화 내용을 거론하며, "(민 전 대표가) 새로운 전속계약 해지 사유를 작출(꾸밈)하는 것을 유도하고 있다"라고 바라봤다.

또한 민 전 대표가 뉴진스의 무단 연예 활동을 기획하고 실행했다고 주장했다. 어도어 측은 민 전 대표가 엔제이지(NJZ, 뉴진스가 독자 활동을 본격화하며 새 활동명으로 발표한 팀명) 프로필 촬영, 음원 제작은 물론 홍콩 컴플렉스콘 기획자로 참여해 공연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멤버들이 맺은 컴플렉스콘 공연 출연 계약서를 보면 멤버들의 퍼포먼스 비용 외에, 이를 상회하는(뛰어넘는) 컨설팅 보수가 책정돼 있다. 아티스트 보수가 35만 불인데 컨설팅 보수가 50만 불이다. 컨설팅 피가 도대체 무슨 내용일까 고민했는데 다른 증거들과 한꺼번에 보니, 결국 민희진이 받아야 할 돈 같은데 향후 소송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것을 생각해 멤버들 것(보수)으로 한꺼번에 했다"라고 말했다.

컴플렉스콘에서 선보인 안무와 굿즈 제작, 스타일링 등까지 민 전 대표 기획하에 이루어졌다며, 어도어 측은 2025년 2월 2일 자, 2월 6일 자 스태프와의 대화 내용을 제출했다. 어도어 측은 "대화를 보면, 민희진이 참여 스태프에게 소송에 영향이 생기니 9월까지는 비밀로 해야 한다고 입막음하고 있다"라며 "'비밀'(로 해 달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민희진 자신이 기획한 활동임에도 멤버들의 자발적인 활동인 것처럼 가장하고 있는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뉴진스는 지난해 3월 23일 홍콩에서 열린 컴플렉스콘에 출연했다. NJZ 공식 인스타그램

더불어 '비용 처리'를 위해 뉴진스가 설립했다는 조합과 관련해서는 "전속계약을 위반한 제반 활동을 위해 지출된 것"이라며 △컴플렉스콘의 스태프 인건비 △뉴진스의 전속계약 해지 통보 기자회견 장소 대관료 △NJZ 로고 △각종 화보 촬영뿐 아니라 △민 전 대표가 만들 남자 아이돌도 함께 쓰기로 한 연습실 비용이 모두 조합비에서 나갔다고 어도어 측은 설명했다.
 
각종 대화 내용과 사진 등 어도어 측이 낸 증거를 화면으로 띄우지 않게 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 다니엘 측은 다시 한번 문제를 제기했다. 다니엘 측은 "당사자들의 대화 내용, 계약서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재판장님만 보시도록 얘기했는데 안타깝게도 PPT 자료에 나온 당사자 계약서 내용, 대화 내용을 (어도어 측이) 직접 언급하고, 이 재판이 끝나면 고스란히 언론에 보도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 사건(공판)이 끝날 때마다 원고 측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담은 기사가 다수"라고 개탄했다.

다니엘 측은 "앞으로 PPT 분량이 얼마나 남아 있을지 모르겠지만 재판장님 보시는 정도로만 하고 직접적인 인용은 자제해 주시기를 바란다"라고 말했고, 이에 재판장은 어도어 측을 향해 "서두에 (저도) 말씀드린 내용이다. 적절히, 적절히 해 주시면 좋겠다. 기자님들 의식하지 말고 앞에 있는 판사들을 의식하고 하라"라고 주문했다.

구술 변론에 앞서, 재판장은 어도어 측이 제출한 PPT를 보고 법정에 취재진이 많으니 텔레그램 대화 내용 등을 지나치게 직접적으로 인용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재판장은 "재판을 위해서 하는 건지 언론을 향해서 하는 건지 굳이 여기서 기자님들 많은데 여기서 해야 될지는 한번 고려를 하시면 좋겠다"라며 "핵심 쟁점으로 해서 적절한 인용까지는 허용이 되는데 아, 예 하여간 재판부를 향해서 변론에 집중해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거듭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재판부)가 보고 있으니까 구술로 적절히 인용했으면 좋겠다. 기자님들이 많이 나오셔가지고"라며 "이 재판이 공적 인물의 공적 관심사면 다 띄우는 게 맞지만, 공적 인물이라기보다는 그냥 유명인이지 않나. 관심도가 아주 높은 사건이고. 대화 내용이 법정에서 증거로 사용될 순 있는데 (그게) 언론에서 보도되는 건 다르다"라고 부연했다.

어도어 측은 "(대화) 워딩 자체가 사실 (전속계약) 위반의 가장 직접적인 증거이기 때문에 그 부분을 이야기하고 어떤 위반 행위라고 설명하는 게 명쾌해서 그렇게 구성했다. 워딩이 직접적으로 다 반영되는 게 부적절하다고 생각하시면 맥락을 가지고 말씀드리겠다"라고 수습에 나섰다.

뉴진스는 2024년 11월 28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어도어의 귀책 사유로 전속계약을 해지한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


어도어 측은 민 전 대표가 △컴플렉스콘 지원을 위해 공연장에 온 어도어 직원을 문전박대할 것 △변호사가 작성한 이메일도 조금 더 강한 내용으로 할 것 △무단 연예 활동을 진행하며 멤버들과 어도어가 접촉하지 못하게 할 것 등 다양한 부분을 직접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2025년 2월 6일 자 스태프 대화를 토대로, 다니엘의 '엘르 싱가포르' 촬영 역시 민 전 대표의 '컨펌' 하에서 진행됐다며 "배후에서 세세한 기획 행위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라고 전했다.

민 전 대표가 어도어 사내이사 사임 전부터 뉴진스를 빼돌리기 위해(탬퍼링) 중국 자본과 접촉했다고 어도어 측은 주장했다. 중국 자본 기반 회사 A사는 홍콩 컴플렉스콘 주최사로, 대표적인 조세회피처로 꼽히는 케이만 제도에 있는 곳이다.

뉴진스는 전속계약 유효 소송 1심 선고를 한 달여 앞둔 지난해 9월 25일, A사와 9개월짜리 전속 협약을 맺었고, 어도어 측은 이를 '이중계약'이라고 비판했다. 협약은 양쪽에서 따로 거부 의사를 표시하지 않는 한 자동 연장되는 구조인데, 어도어 정보를 A사에 제공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A사는 어도어의 모회사인 하이브 이사진에게 어도어 매각 제안서를 송고한 주체이기도 하다는 게 어도어 측 설명이다.

어도어 측은 "A사 접촉은 나중에 좀 구체화되는데, 민희진이 이 당시(2024년 9월 2일)부터 이야기하고 있다. 민희진만 아는 이야기고 멤버들의 부모는 모르고 있다. 중국 자본에 원고 매각하는 건 민희진이 추진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전속 협약과 관련해, 어도어 측은 "(민 전 대표는 어도어) 사내이사 사임 후 (전속계약) 파기 공고화를 계속 시도한다. 뉴진스 멤버들은 2025년 9월에 A사와 전속 협약 계약을 체결하는데 그 내용을 보면 조금 독특한 게 있다. 민희진의 어도어 지분 매각 임대·양도를 막는 거다. 이 협약은 민희진이 한 게 아니고, 전속계약 본안 판결 앞두고 체결한 전속 협약에서 뉴진스가 민희진의 어도어 지분 처분 막아야 하는 의무를 안게 돼 있다. 그 협약은 누구를 위해서 하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2025년 3월 7일, 어도어가 뉴진스 멤버들을 상대로 제기한 '기획사 지위보전 및 광고계약 체결 등 금지 가처분' 심문기일을 마치고 취재진 앞에 선 뉴진스. 연합뉴스

결과적으로, 민 전 대표는 사내이사 재직 중 뉴진스가 전속계약 해지할 수 있도록 사유를 만들어내고, 적극적으로 전속계약 파기를 이끌어 충실 의무를 다하지 않았으며, 전속계약 소송에 직접 대응하며 새로운 전속계약을 유도하고, 파기 상태 고착화를 목적으로 중국 자본을 통해 위약금을 물려고 하는 등 제3자 채권 침해를 하고 있다는 게 어도어 측 주장이다.

다니엘의 모친 모OO에 관해, 어도어 측은 계약서 서명 날짜를 가처분 판결(2025년 3월 21일) 전으로 바꾸자거나, 대금을 다른 곳(타인 계좌)으로 받자고 하거나, 가처분 패소에도 불구하고 컴플렉스콘 출연 강행을 주장하는 등 다양한 기망 방법을 적극적으로 주도했기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 피고3으로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어도어 측은 "(모OO이) 민희진의 탬퍼링 행위를 비호하는 장면들도 곳곳에서 등장한다. 모OO도 민희진의 탬퍼링 법적 리스크를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이라며 "(뉴진스) 계약 파기와 이후 무단 연예 활동은 이 사건 전속계약을 위반한 것이 분명하다. 무단 연예 활동은 피고 민희진이 정하고 모OO이 적극 조력해 행해진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은 원고 어도어가 다니엘, 민 전 대표, 다니엘 모친 모OO 3인을 피고로 해 위약벌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한 이유를 구술 변론하고, 그다음 피고 측이 반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변론은 약 2시간가량 이어졌으나, 반박은 피고1 다니엘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오는 23일 네 번째 변론기일은 증인이 출석하는 기일로 예정돼 있었으나, 재판부가 더 신속하게 재판을 진행하고자 증인의 서면 답변을 권유해 일반 기일로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 새로운 기일은 오는 9월 10일 오후로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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