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日에 보냈듯 교류해야" KOVO 이호진 총재, 공식 취임 "재미+저변 확대 잡겠다"

이호진 한국배구연맹 신임 총재가 3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한국배구연맹 총재 이·취임식에서 취임사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배구를 주관하는 한국배구연맹(KOVO) 제9대 이호진 총재가 취임식에서 한국 배구 발전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임기 3년 동안 V리그의 재미를 끌어 올리는 동시에 저변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각오다.

이 총재는 3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열린 KOVO 총재 이·취임식에 앞서 열린 기자 회견에서 "오랫동안 프로배구 현장을 지켜보면서 V리그의 가치와 발전, 한국 배구의 미래를 위해 책임감을 갖고 역할을 수행하고자 한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어 "팬들이 더욱 즐겁게 배구를 경험하도록 리그 경쟁력 높이고 육성과 저변 확대, 국제 경쟁력 강화 등 미래 위한 기반을 차근차근 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선친 이임용 태광그룹 선대 회장을 이어 이 총재는 2대째 한국 배구를 이끌게 됐다. 이 선대 회장은 지난 1970년 V리그의 모태인 한국실업배구연맹 회장을 맡은 바 있다. 태광그룹은 지난 1971년 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의 전신인 태광산업 배구단을 창단한 이후 55년 동안 구단을 운영해오고 있다. 태광그룹 산하 세화여중과 세화여고도 배구부를 운영하고 있다.

이 총재가 연맹 수장을 맡은 이유다. 이 총재는 "한국 배구가 어려운 시점에 총재를 맡게 돼서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고 운을 뗐다. 이어 "태광그룹은 선대 이임용 회장께서 실업배구연맹 총재를 맡고, 태광산업 배구단을 창단하는 등 오랫동안 배구와 인연이 있다"면서 "또 모친께서는 세화학원을 설립해 여중고 배구단 창단했는데 두 분의 지극한 배구 사랑으로 관심을 갖게 됐고, 유지를 이어 한국 배구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실 이 총재는 태광산업 대표이사, 회장을 맡으면서 송사에 휘말려 공식 석상에 나서는 일이 드물었다. 이런 가운데 연맹 총재 취임 소식은 재계에서 의외라는 평가가 많다. 이에 이 총재는 "태광그룹은 세화장학재단, 예술재단 등 문화, 장학사업을 해와 사회에 이바지하고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은 그룹 DNA에 있었다"면서 "부모의 배구 사랑이 내게 관심을 갖게 해주셨는데 배구에 기여해보자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임기 동안 실천 키워드는 3개를 꼽았다. ▲V리그의 재미 ▲지속 성장 가능한 배구 생태계 ▲교류 등이다. 이 총재는 "재미있는 배구를 만들면 관객도 늘고 문화로까지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면서 "V리그를 보면 판정 시간이 길어지고 이게 맞는지 모를 때가 많은데 AI 기반 판정 시스템 도입 등으로 해결하고, 팬들이 좋아하는 주말 경기 배정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속 성장 가능한 배구 생태계에 대해서 이 총재는 "학원 배구단이 없어지고 선수 자체 수가 줄어들고 있는데 큰 문제"라면서 "세화여고 배구단부터 교장 선생님이 별로 좋아하지 않고 없애려고 하는데 그러면 배구가 설 자리가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V리그가 학교, 실업과 연계해 선수 기량도 올리고 육성해서 훨씬 재미 있고 기량도 좋은 세계 랭킹이 올라가는 배구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호진 한국배구연맹 신임 총재(왼쪽)와 엄재용 사무총장이 3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한국배구연맹 총재 이·취임식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른 국가와 교류도 강조했다. 이 총재는 "흥국생명 감독, 코치를 일본에서 모시고 왔는데 선수들도 외국에 많이 나갔으면 좋겠다"면서 "리그 때도 일본이나 동남아에서 경기를 하고, 학생도 배구단 교류를 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와 관련해 흥국생명의 전설인 '배구 여제' 김연경을 예로 들었다. 이 총재는 "김연경 일본에 보낼 때 아예 2년 뒤 유럽으로 보내주면 좋겠다고 했다"면서 "일본 구단에서 기본기 등 안 다치고 잘 키워준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 총재는 2009년 태광그룹 회장 시절 김연경을 일본 JT마블러스에 임대 형식으로 보냈고, 이후 김연경은 튀르키예 리그까지 진출해 세계 최고의 선수로 거듭났다.

이 총재는 "이번에는 이다현을 일본에 보내기로 했는데 얼마나 클지 모르겠다"면서 "외국 팀들이 한국에 들어와 우리 선수들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짚었다. 이어 "외국의 잘 하는 코치, 감독이 들여오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활발한 교류를 강조했다.

2023년 일본 전지 훈련에서 JT마블러스와 평가전을 치른 흥국생명 김연경. 흥국생명


짧은 영상 콘텐츠를 강화해 성공한 프로야구처럼 콘텐츠 강화에도 힘쓸 계획이다. 회견에 동석한 엄재용 KOVO 신임 사무총장은 "기존 중계사와 협의해 OTT와 포털 사이트 등 디지털 방송권 확대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면서 "쇼츠, 유튜브 등 콘텐츠를 늘리고, 아시아 쿼터로 V리그 인기가 해외에서 있는데 전송권 등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경기력 강화와 저변 확대를 동시에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 총재는 "선수층이 너무 얇은데 단기적으로는 국가대표로 한국계 선수가 귀화하는 것도 방법"이라면서 "장기적으로는 생태계를 꾸려서 많은 선수가 배출되고 올라오고 실업 등 2군 리그 환경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특히 이 총재는 V리그의 숙원인 2군 리그에 대해 "실업 배구 리그에 KOVO 2군 선수가 출전하게 됐는데 좋은 스타트"라면서 "구단에 10명 이상인데 주전만 기량이 올라가는 게 아니라 벤치에 앉은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2군 환경이 많들어지면 팀도 많아지고 재미도, 경기수도 늘어날 것"이라면서 "콘텐츠 배급할 수도 있는데 임기 동안 어떻게든 만들어보는 게 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이취임식에서는 6~8대 조원태 전 총재에 대한 감사패 전달 등의 행사가 진행됐다. 이 총재는 "조 전 총재의 헌신에 감사하다"면서 "그 뜻을 이어받아 한국 배구 발전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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