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차세대 주포 나승엽(24)의 슬럼프가 끝날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김태형 감독이 마지막 기회라고 했지만 반등 조짐은 없었다.
롯데는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리그' 두산과 원정에서 3-8로 졌다. 전날 연장 10회 끝에 5-2로 이긴 기세를 잇지 못했다.
당초 이날 경기 전 김 감독은 "나승엽이 오늘 선발로 나가는데 최후 통첩"이라며 짐짓 너스레를 떨었다. 팀의 중심 타자 역할을 해주지 못한 데 따른 웃픈 농담이다.
나승엽은 전날까지 최근 10경기 타율 1할5푼6리로 부진했다. 공교롭게도 나승엽이 출전하지 않은 1일 롯데는 승리를 거뒀다. 롯데 벤치는 2일 나승엽을 6번 타자 1루수로 선발 명단에 올리며 기회를 줬다.
"이런 상황을 나승엽이 알까요?"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김 감독은 "나승엽이 주전 1루수를 맡아줘야 하는데 아직도 '나밖에 없구나' 하는 것 같다"고 뼈 있는 발언을 내놨다. 더 절박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반전은 없었다. 이날 나승엽은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최근 10경기 타율이 1할4푼7리, 시즌 타율은 2할3푼4리까지 떨어졌다. 득점권을 포함해 유주자 상황에서 2번 범타에 그친 나승엽의 침묵 속에 롯데는 7안타 3득점에 머물러 패전을 안았다.
나승엽은 시즌 전 대만 스프링 캠프에서 동료들과 불법 도박장에 출입해 고승민 등과 함께 3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김 감독이 시즌 전 미디어 데이에서 "작년부터 올해 초까지 살다 살다 별일을 다 겪는다"고 허탈한 웃음을 지을 정도였다.
고승민, 나승엽 등 주전 2명의 공백에 롯데는 마운드 안정에도 타선 약화로 시즌 중반까지 고전했다. 4월 중순 김 감독은 "가장 중요한 야수이자 타선의 핵심 2명이 없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징계 뒤 나승엽은 5월 20경기 타율 2할8푼6리 3홈런 15타점으로 나름 역할을 해냈다. 고승민도 5월 22경기 타율 3할5푼4리 2홈런 15타점으로 거들었다.
하지만 나승엽은 지난달 6월 24경기 타율 2할2리 2홈런 11타점으로 상승세가 꺾였다. 고승민 역시 6월 25경기 타율 1할9푼8리였지만 3홈런 15타점을 기록했다. 나승엽은 시즌 45경기 타율 2할3푼4리 5홈런 26타점을 기록 중이다.
6월 한때 7연승을 달리며 가을 야구 희망을 키웠던 롯데. 그러나 나승엽의 각성이 없으면 반등을 노리기 쉽지 않다. 과연 최후 통첩을 받은 나승엽에게 다시 기회가 올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