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법원이 오늘 홈플러스에 대한 회생 절차 폐지 결정을 내렸습니다. 홈플러스가 항고하지 않으면 파산하게 되는데요,
이럴 경우 만 명이 넘는 대량 실직 사태와 납품 업체 줄도산이라는 재앙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정부도 긴급히 대책 마련에 나섰는데요,
자세한 소식 박요진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오늘 법원이 홈플러스의 회생 절차를 연기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왜 이지경까지 온 겁니까?
[기자]
네.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는 오늘 홈플러스의 회생 절차 폐지를 결정했습니다. 법원은 지난 3월과 5월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 기한을 연장해 준 바 있습니다.
홈플러스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사업 부문을 NS홈쇼핑에 매각해 2천억 원대의 자금을 마련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지만 자금난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가장 큰 덩어리인 본체, 대형마트가 매각되지 못한 게 치명적이었습니다.
새로운 자금줄을 찾아야 하는데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 간의 '책임 공방'이 이어진 것도 악재였습니다.
법원은 결국 홈플러스가 새로운 자금을 유치할 능력이 없다고 보고 더 이상 회생 절차를 연장할 명분이 없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이로써 전성기에는 전국 140여 개 점포를 보유해 업계 2위까지 올랐던 홈플러스가 파산 문턱까지 가게 됐습니다.
다만 아직 파산이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홈플러스는 14일 이내에 즉시 항고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만 항고를 하지 않거나 항고를 해서도 원결정이 유지되면 문을 닫아야 합니다.
홈플러스는 법원 결정이 나오자 입장문을 내고 "고객과 임직원, 입점업체, 협력업체 등 여러 이해관계자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향후 진행될 법적 절차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면서 채권자와 직원 등 이해관계자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만약 홈플러스가 항고를 하지 않거나 항고를 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파산하게 되는데 이럴 경우 대규모 실직과 납품업체 줄도산이 우려되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홈플러스가 최종 파산할 경우 노동자들의 실직 문제가 가장 먼저 닥쳐올 재앙입니다.
한때 만 8천여 명에 달했던 홈플러스 노동자수는 MBK 인수 뒤 지속적인 구조조정으로 현재 9천여 명에서 만 2천여 명 안팎으로 추산됩니다.
직고용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마트 내에 입점한 자영업 점주, 물류 배송기사, 보안·미화 등 외주 협력업체 직원까지 포함하면 홈플러스 파산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노동자는 10만여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됩니다.
납품 업체들도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습니다.
납품 중소기업·소상공인 150곳이 아직 받지 못한 납품 대금 규모만 업체당 평균 7억 7400만 원에 이릅니다.
일반 상거래 채권이 후순위 채권이라는 특성상 이들 대금은 사실상 받을 수 없습니다. 영세한 중소기업 특성상 줄도산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노동자, 납품업체 피해뿐만 아니라 농축산 업계나 지역 경제 전반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겠죠?
[기자]
네. 홈플러스가 연간 3조 원 이상의 농·축·수산물을 유통해 왔다는 점에서 농가에 미칠 영향도 상당합니다.
홈플러스가 해마다 매입한 국내산 농산물 판매액만 연간 1조 9천억 원에 달합니다.
여기다 홈플러스 점포에는 식당가, 미용실, 약국, 세탁소, 문화센터 등이 입주해 특히 지방의 경우 생활형 상권 거점 역할을 톡톡히 해왔습니다.
그런데 홈플러스가 사라지면 이런 생활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상점들이 한꺼번에 사라지게 됩니다.
지역 부동산과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동반 침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앵커]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죠?
[기자]
네,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은 오늘 정부서울청사에서 홈플러스 관계기관 전담 회의를 열고 근로자·중소 협력업체 보호에 중점을 두고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우선 임금 체불 피해 근로자에게 1인당 최대 2100만 원까지 체불 임금 대지급금을 지급하고, 1인당 천만 원 한도까지 체불액 범위에서 연 1.5% 저금리로 생계비 융자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홈플러스를 주요 거래처로 하는 중소 협력업체에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긴급 경영안정 자금 900억 원,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특례 보증 3500억 원 등 모두 4400억 원 규모의 긴급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