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의 저력…김민석·정청래 양강 구도에 균열

송영길, 한미FTA 찬반 이력 꺼내며 '적통 프레임' 흔들
보완수사권 문제에도 "무기화해 정부와 싸울 문제 아냐"
정청래 '정통성' '선명성' 독점 구도 균열…전담 마크
견제 후 김민석과 단일화 vs 끝까지 완주해 당권 획득
여론조사서 존재감↑…최종 선택, 전당대회 최대 변수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전 대표와 송영길 의원, 김민석 전 총리가 3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제22대 후반기 국회 대비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 경쟁이 김민석 전 국무총리와 정청래 전 대표의 양강 구도에서 송영길 의원의 등판으로 3파전 양상으로 재편되고 있다. 송 의원이 레이스 초반부터 거침없는 발언으로 존재감을 키우면서 이번 전당대회의 판을 흔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송 의원은 최근 민주당 전당대회 국면에서 가장 먼저 '적통 논쟁'에 불을 붙였다. 정 전 대표가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민주당의 정통성을 강조하자, 송 의원은 한미FTA 등 과거를 소환하며 정 전 대표를 정조준했다.

특히 송 의원은 노무현 정부 당시 한미FTA 추진 과정에서 정 전 대표가 대표적인 반대파였다는 점을 부각했다. 정 전 대표가 친노 적통론을 앞세우는 상황에서, 송 의원이 이른바 '반노' 이력을 끄집어내며 정통성 프레임을 흔든 것이다.

이는 정 전 대표를 견제하는 동시에, 전대 초반을 달구던 적통 논쟁 자체를 희석시키는 효과도 냈다. 김 전 총리와 정 전 대표의 양자 대결로 굳어질 경우 정 전 대표가 강성 당원층을 중심으로 결집할 수 있지만, 송 의원이 가세하면서 정 전 대표의 선명성 독점 구도에도 균열이 생겼다는 분석이다.

보완수사권 문제를 두고도 송 의원은 정 전 대표와 각을 세웠다. 정 전 대표가 보완수사권 폐지를 강하게 주장하는 가운데, 송 의원은 "보완수사권을 정치적 무기화해 정부와 싸울 문제가 아니다"라는 취지로 맞섰다. 검찰개혁을 둘러싼 강경론과 속도조절론 사이에서 또 다른 전선을 만든 셈이다.

송 의원은 "이미 수사와 기소를 분리했고,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을 분리했다"며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는) 어떻게 진행되든지 간에 정부와 논의를 통해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송 의원의 행보가 '정청래 전담 마크'라는 해석도 나온다. 송 의원이 레이스 초반 정 전 대표가 내세울 수 있는 의제들을 선점, 오히려 먼저 공격에 나서면서 정 전 대표의 강점을 약화시킨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김 전 총리에게 유리한 구도가 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송 의원이 일정 시점까지 레이스에 참여하며 정 전 대표를 견제한 뒤, 막판 김 전 총리와 단일화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송 의원이 이재명 대통령과의 만찬 이후 전당대회 행보를 본격화한 점, 이미 한 차례 당대표를 지낸 중진이라는 점 등이 이런 해석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전 대표와 송영길 의원, 김민석 전 총리가 3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제22대 후반기 국회 대비 국회의원 워크숍에 참석해 밝은 표정으로 대화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반면 송 의원이 끝까지 완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송 의원은 인천시장과 당대표를 지낸 전국 단위 정치인인 데다, 당내 친노·친문·호남·운동권 네트워크와도 접점이 있다. 단순한 조연이나 견제 카드에 머무르기보다, 스스로 당권 경쟁의 주연으로 올라서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여당 관계자는 "전당대회까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은 데다가, 김 총리의 야인 생활이 길었기 때문에 레이스 과정에서 어떤 돌발 변수가 발생할지 모른다"며 "상황에 따라 충분히 송 의원이 완주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여론조사에서도 송 의원의 존재감은 작지 않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4~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민주당 차기 당대표 경선 선호 인물은 김 전 총리 26%, 정 전 대표 19%, 송 의원 13% 순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층 내에서는 김 전 총리 45%, 정 전 대표 24%, 송 의원 15%로 집계됐다. (전화조사원 인터뷰·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지난달 27~29일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층 106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선 김 전 총리 36.3%, 정 전 대표 29.5%, 송 의원 14.2%, 김용민 의원 3.4%로 집계됐다. 반면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 조사 결과에서는 정 전 대표 27.9%, 김 전 총리 23.3%, 송 의원 11.0%, 김 의원 3.5%로 집계됐다.(ARS·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0%포인트)

민주당 안팎에서는 송 의원의 최종 선택이 전당대회 최대 변수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송 의원이 페이스메이커가 될지, 아니면 직접 당권 경쟁의 승부수가 될지에 따라 김민석-정청래 양강 구도 역시 다시 요동칠 전망이다.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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