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탈출 완료…정부, '포스트 호르무즈' 외교 시동

호르무즈 고립 24척 빠져나와…"탈출 상당히 빠른 편"
각급 이란 소통 노력에 나무호 피격도 영향 미친 듯
종전 후 통행료·다국적 연합체 참여·재건참여 대비

지난 1일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남재헌 해양수산부 차관이 호르무즈 해협 내측 우리 선박 및 선원 현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호르무즈 '탈출 외교'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중동전쟁 상황에서 최우선순위로 뒀던 선박 탈출은 여타국들보다 빠르게 진전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동의 긴장감은 여전히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는 종전협상 후의 중동외교를 준비하고 있다.
 
정부에 따르면 중동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여 있던 한국 선박 26척 중 24척이 해협을 안전하게 빠져나왔다. 호르무즈에 남아 있는 선박 중 한 척은 피격을 당한 나무호로, 수리가 완료되는 이달 중순 이후 해협을 빠져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한 척 또한 화물 선적에 따른 선박 일정에 따라 통항을 재개할 예정이다.
 
우리 선박들의 호르무즈 탈출은 다른 나라보다 비교적 빠르게 진행됐다는 평가다. 종전 협상이 개시된 지난달 19일 이후 약 250~280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비중을 고려한다면 우리 선박 20척의 탈출은 상당히 빠른 편에 속한다는 설명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해수부와 외교부, 국정원 등 관련 부처 공무원들이 애쓴 결과"라고 격려했다.
 
이란과의 꾸준한 소통 노력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전쟁 중 끝까지 주이란한국대사관을 철수하지 않고 이란과 각급에서 외교적 소통을 이어왔다. 전쟁 발발 이후 한-이란 외교장관 통화는 5차례였고, 따로 외교장관 특사를 파견하며 관계에 공을 들여왔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피격당한 나무호 사건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자체조사 결과 사실상 이란을 공격 주체로 지목하고 강력 항의하며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이란이 공식적으로 나무호에 대한 입장을 밝히진 않았지만, 이란 측이 정부의 외교적 항의를 수용하고 통항 편의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이제 정부의 중동외교는 종전 협상 이후를 바라보고 있다. 이란은 종전 MOU에 따라 현재 60일간은 통행료를 면제하지만 이후에는 해상 안전 서비스 명목의 이용료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모든 선박의 자유로운 통항을 강조하며 통행료 지불 불가 방침을 견지해왔다.
 
연합뉴스

아울러 정부는 미국 혹은 영국·프랑스가 주도하는 다국적 연합체 참여 여부를 검토하며 호르무즈 정상화에 기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이란 측이 다국적 임무단 활동에 대한 거부감을 표출하면서 활동의 동력은 붙지 않는 상황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해협 관리 방안에 대한 당사국 간 논의를 지켜봐야 분명한 그림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 재건시장 참여를 위한 범부처 차원의 태스크포스(TF)도 가동 중이다. 재정경제부, 국토교통부, 산업부, 외교부 등은 '증동 인프라 협력 TF'를 구성해 국내 기업의 해외 인프라 수주를 확대하기 위한 지원에 나섰다. 단순 전후 재건사업 참여가 아닌 중동국들의 경제 체질 개선 과정에서 '제2의 중동 붐'을 기대하고 있다. 외교부도 재외공관을 통해 중동국의 맞춤형 수요를 발굴하는 '한-중동 포괄적 경제협력팀'을 내부에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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