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8천선을 회복했지만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인 '1조클럽'은 오히려 쪼그라들었다. 지수는 올랐지만 상승세가 일부 대형주에 집중되면서 시가총액 1조 원 이상 종목은 두 달여 만에 90개 넘게 줄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 국내 증시에서 시가총액 1조 원 이상 종목은 총 314개로 집계됐다. 유가증권시장 235개, 코스닥 78개, 코넥스 1개다.
국내 증시의 1조클럽은 지난 4월 29일 405개까지 늘어나며 사상 처음 400개를 넘어섰다. 당시 코스피 종가는 6690.90이었다. 이후 코스피는 지난 3일 8088.34까지 올랐지만 1조클럽은 오히려 314개로 줄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인 9114.55를 기록한 지난달 22일에도 유가증권시장 내 1조클럽 종목은 233개로, 4월 29일(267개)보다 34개 적었다. 지수는 2400포인트 이상 올랐지만 대형 반도체주 중심의 랠리가 본격화하면서 시가총액 1조원 이상 종목은 되레 감소한 것이다.
감소 폭은 코스닥에서 더 컸다. 1조클럽 코스닥 종목은 지난 4월 29일 137개에서 지난 3일 78개로 두 달여 만에 43% 줄었다. 이에 따라 1조클럽에서 코스닥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도 24.84%로 지난해 12월 1일(24.44%) 이후 약 7개월 만에 가장 낮아졌다. 코스닥지수가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영향이 컸다.
시가총액 10조 원 이상인 '10조클럽'의 변화는 1조클럽보다 작았다. 지난 4월 29일 국내 증시의 시가총액 10조 원 이상 종목은 총 79개였다. 지난 3일 기준으로는 71개로 8개(10.1%) 줄었다. 1조클럽이 91개(22.5%)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중형주 이하 구간의 부진이 더 두드러졌다는 의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시가총액 1809조 4천억 원과 1728조 3천억 원으로 최상위권을 유지했고, SK스퀘어(209조 7천억 원), 삼성전자우(166조 9천억 원), 삼성전기(148조 6천억 원), 현대차(100조 7천억 원), LG에너지솔루션(84조 8천억 원) 등이 뒤를 이었다.
시가총액 1조 원에 못 미친 종목으로는 와이씨(9886억 원), LS머트리얼즈(9735억 원), 차바이오텍(9725억 원) 등이 있었다. 1조클럽 내 유일한 코넥스 기업인 본시스템즈는 매매가 체결되지 않은 가운데 호가를 종가로 인정하는 '기세'가 반영되면서 시가총액 1조 393억 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국내 증시 상승세가 일부 대형주에 집중되면서 시가총액 상위 기업의 쏠림 현상이 심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5월 말 출시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도 대형주 쏠림을 키운 요인 중 하나로 거론된다.
유안타증권 이재원 연구원은 "레버리지 ETF 상장 이후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의 시가총액 비중이 더욱 커지며 시장 변동성은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