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할랄 소비 시장에서 젊은 무슬림의 '할랄 인증' 민감도가 높아짐에 따라 국내 기업도 국가·세대별 소비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진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할랄 인증은 식품과 화장품 및 의약품 등 원재료부터 제조와 유통까지 모든 과정이 무슬림에게 안전하고 적합함을 확인하는 국제적인 인증 제도다.
한국무역협회는 5일 UAE와 '할랄 소비 시장 트렌드 및 소비자 인식 조사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지난 2월 12일부터 보름간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할랄 시장 주요 5개국 소비자 12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8.8%는 제품 구매 시 '할랄 인증'을 필수 요소로 꼽았다. 특히 20대와 30대에서는 할랄 인증을 필수 요소로 꼽은 비율이 82%로 나타나 젊은 소비층이 할랄 소비문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가별로는 인도네시아(59.8%)와 말레이시아(58.8%), UAE(50.0%), 사우디아라비아(41.7%) 순으로 동남아가 중동보다 할랄 인증 민감도가 높았다. 품목별 인증 민감도 차이도 컸다. 유아용품 구매 시 할랄 인증 여부를 인지하지 못한 여성 응답자는 2.2%에 그친 반면, 뷰티제품은 18.0%에 달했다.
한국 제품 인지도와 구매 경험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83.0%가 한국 소비재 구매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한류 콘텐츠가 구매에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도 66.2%였다. 한국 제품 구매 경험이 없는 경우 그 이유는 '판매처 부족 및 유통 접근성 문제'가 46.1%로 가장 높았다.
보고서는 한류가 초기 관심 유도에는 효과적이지만, 실제 구매 지속을 위해서는 유통 접근성 확보와 제품 경험 확대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보고서는 최근 할랄 소비 시장의 주요 트렌드로 지역화(Regionalization)와 디지털혁신(Innovation), 소비세분화(Segmentation), 가치소비(ESG) 등 이른바 'R.I.S.E'를 제시했다.
정치·종교적 이슈를 계기로 서방 글로벌 브랜드 보이콧이 확산하면서 이를 로컬 브랜드로 대체하는 지역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전통적으로 프리미엄 시장으로 인식돼 온 중동에서 중저가 소비층이 확대되는 반면, 동남아에서는 중산층 확대와 소득 증가로 프리미엄 소비가 늘어나는 등 소비구조도 변하고 있다.
아울러 젊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모바일 할랄 인증 확인과 온라인 구매가 늘고, '타이이브'(Tayyib, 좋은 것) 개념이 부각되면서 할랄 소비는 친환경·윤리적 가치소비로 진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국내 기업들의 할랄 시장 공략에는 단일 시장 접근법보다는 국가별 소비 특성과 세대별 구매 성향, 품목별 인증 민감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전략이 긴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