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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①민생회복에서 해양수도 완성까지…'전재수호' 핵심 공약 과제는? (계속) |
'5년 만에 부산시정 탈환', '해양수도 완성 이끌 인물'
1일 출범한 민선 9기 전재수 부산시장에게 붙는 수식어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 낙마 이후 치러진 선거에서 연거푸 패했던 더불어민주당은 부산이 키운 정치인 '전재수'를 내세워 시정 탈환에 성공했다. 여기에 이재명 대통령의 해양수도 육성 선봉장으로서 해양수산부 장관을 역임하며 해수부 부산 이전, HMM 본사 이전 등 굵직한 성과를 전면에 내세운 만큼, 전재수가 이끄는 부산시가 '해양수도'로 향할 것이라는 전망은 쉽게 가능했다.전재수 시장이 후보자 시절부터 강조해 온 공약과 지난달 30일 인수위원회가 활동을 종료하며 제안한 공약 사항에도 이 같은 의도와 고민이 녹아 있다. 시장 인수위원회 '다시 뛰는 부산위원회'는 민선 9기 시정 비전을 '미래 대전환의 중심, 해양수도 부산'으로 정하고 '세계를 연결하는 해양수도', '미래를 열어가는 혁신경제도시', '어디나 살기 좋은 균형성장도시', '모두가 건강한 시민행복도시' 등 4대 도시목표 아래 93개 세부 공약을 확정했다. 공약 이행에 드는 예산만 39조 원을 웃돈다. 단기적으로는 '100일 긴급 조치'를 통한 민생 회복, 중·장기적으로는 북항 돔 야구장으로 대표되는 지역 발전 공약과 '해양수도 완성' 을 시정 핵심 전략으로 내걸었다.
'민생회복 골든타임 100일'…추경 편성까지 먼 길
전 시장은 취임 행사 대신 지역 경제 회복을 위한 '민생 100일 비상조치'를 처음으로 결재하고 관련 회의를 개최했다. 민생회복 비상조치는 소상공인 경영위기 지원, 시민부담 경감과 상권 활성화, 민생 안전망 구축 등 3개 분야 10개 핵심 과제에 1조 3783억 원 규모의 지원 대책을 마련한다는 내용이다. 소상공인에게 1%대 저리대출과 고금리 대환대출을 지원하고 연 매출 10억 원 이하 소상공인에게는 20만 원 상당의 에너지 바우처를 지급한다. 동백전 캐시백 15% 한시 상향과 월 1만 원 임대료로 빈 점포를 활용할 수 있는 상권 회복 사업도 담겼다.
다만 지원 규모에는 일종의 '착시'가 있다. 부산시가 언급한 1조 3천억 원은 실제 투입하는 예산이 아닌 융자·보증액까지 반영한 '지원 규모'로, 이를 제외한 직접 지원 규모는 2천억 원 수준이다. 이자 지원 기간이 1년으로 '한시적' 사업이라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더 큰 문제는 예산 확보 방안이다. 부산시는 이번 지원 대책을 포함해 3천억 원 규모의 추경을 추진할 예정이다. 하지만 여소야대 구도의 부산시의회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인수위 역시 부산시 곳간이 비었다고 지적한 바 있어, 예산 확보가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부산시 관계자는 "불요불급한 사업 예산을 전용하는 등 전체적인 예산 조율 작업이 필요할 것 같다. 이를 통해 가용 자원을 최대한 동원할 것"이라며 "지금이 민생 경제 회복의 골든타임이라고 판단해 최대한 빨리 필요한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3조 원 들어가는 돔 야구장' 실현 가능할까?
전재수 시장이 후보자 시절부터 전면에 내세운 북항 돔 야구장 건립 계획도 실상은 안갯속이다. 전 시장은 북항 재개발 지역 내 랜드마크 부지에 3만 석 규모의 개폐식 돔구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기존 사직야구장은 생활 체육 중심 시설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이 계획 역시 결국은 '돈'이 발목을 잡고 있다. 전 시장은 후보자 시절 총사업비를 1조 3천억 원 규모로 제시하고 부산항만공사 현물 출자를 통해 토지 매입 비용을 확보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인수위가 최종적으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3만 5천 석 규모의 구장을 건립하기 위해서는 토지비만 6천억 원 이상이 필요하고, 상부 시설 개발비 2조 2천억 원을 더하면 3조 원 규모의 사업비가 필요하다. 기존 공약에 비해 추산 사업비가 두 배 이상 증가한 상황에서 막대한 사업비를 어떻게 조달할지 뚜렷한 계획은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
또 현재 사용 중인 사직야구장과 연계 방안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사직야구장은 대대적인 재건축이 확정된 상태다.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까지 통과해 이미 국비 299억 원을 확보했고, 사직을 홈 구장으로 쓰는 롯데 측도 817억 원을 부담하기로 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국비까지 확보한 재건축 사업을 포기하고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 새 구장을 짓겠다는 전 시장의 공약에 대한 정면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전 시장은 사직을 '생활 체육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혔지만 이마저 구체적인 전략은 제시되지 않았다.
'해양수도 완성', 시민 체감하는 변화 있어야
전재수 부산시장이 밝힌 민선 9기 시정의 종착지는 '해양수도 완성'이다. 인수위가 정한 핵심 공약을 보면 해양 공공기관 이전과 HMM 이전, 동남권투자공사 설립 등을 통한 글로벌 해양비즈니스 허브 구축, 글로벌 물류 트라이포트 및 국제복합도시 조성 등을 해양수도 완성을 위한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해양 기능 집적화라는 인프라를 갖춘 뒤 2030년 이후 상업화가 예상되는 북극항로의 경제적 수요를 흡수해 글로벌 해양도시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이 공약을 뜯어보면 전 시장이 해양수산부 장관 시절 추진했거나 이미 실행 중인 과제가 대부분이다. HMM 본사는 이미 부산에 임시 사옥을 마련하는 등 이전 작업을 진행 중이고, 동남권투자공사 역시 설립안이 확정되는 등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다. 해사법원도 임시청사까지 마련했다. 기존 사업을 '재탕'하는 대신 시민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세부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해양수도 과제 대부분이 정부 등 시 외부 요인에 의존한다는 구조적인 비판도 있다. 해수부 산하 공공기관 이전은 결국 정부 부처인 해수부의 의지에 달려 있고, 장기과제인 북극항로 상업화 역시 국제 정세와 해운 동향, 정부 의지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해수부와의 관계나 정치 권력 구도 변화에 따라 흔들릴 수밖에 없는 셈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북항 야구장과 해양수도 완성 전략 등 공약은 아직 시정에 반영한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인 계획을 밝힐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며 "향후 TF 구성 등 다양한 방법으로 공약을 점검해 구체화하고 이를 시정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